<월드 클릭!>폼페이 2000년된 벽화… 숨 멎을듯한 관능美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조심조심… 19일 한 고고학자가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지구의 저택에서 발굴된 ‘레다와 백조’ 벽화에 덮여있는 흙과 먼지를 붓으로 털어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유적지내 대저택 침실서
벽화 ‘레다와 백조’ 발견

이탈리아 폼페이의 잿빛으로 뒤덮인 흙 속 공간에서 방금 그린 듯한 ‘레다와 백조’ 벽화가 발견됐다.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가 레다 여왕을 유혹하는 모습은 2000년 가까운 세월 속에서도 숨이 멎을 듯한 관능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19일 이탈리아 ANSA 통신과 영국의 가디언 등에 따르면 최근 폼페이 유적 구조 보강 작업을 벌이던 고고학자들은 유적지 내 한 저택 침실에서 ‘레다와 백조’ 벽화를 발견했다. 레다 여왕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스파르타의 여왕으로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바람둥이로 유명했던 제우스는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백조의 모습으로 변해 레다 여왕을 유혹했고, 결국 둘 사이에서 네 명의 자녀가 태어난다. 이 중 한 명이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다.

벽화에서 자신이 덮고 있던 금색 천으로 백조를 감싸는 듯한 반라의 레다 여왕과 그 무릎에 올라 있는 백조의 모습은 둘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압권은 레다 여왕의 시선이다. 레다 여왕은 벽화를 응시하는 관람객의 눈을 도발적으로 정면으로 쳐다본다. 이탈리아 문화부 산하 폼페이 유적지구의 마시모 오산나 대표는 “레다 여왕은 확연한 관능적 눈빛으로 감상가들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바로 이 부분이 ‘레다와 백조’를 소재로 그렸던 다른 작품들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오산나 대표는 “아마 저택 주인은 부유한 상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집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문화적으로 세련되고 고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을 거라는 해석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