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위기 걱정은 反개혁’ 靑 참모의 위험한 인식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22일 “위기론을 말하면서 기·승·전 기업 기(氣) 살리기를 요구하는데 개탄스럽다”면서 “개혁의 싹을 미리부터 잘라내려고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경제학회 주최 세미나에서 밝힌 인식이다. 성장·고용·투자 전반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업의 기를 살려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을 그렇게 맞받았다. 심지어 “기업을 살려달라고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걸 보면 왜 개혁이 필요한지…”라고도 했다. 기업 활력을 높이자는 사람은 기업 사주를 받았으며, 그런 사람과 주장은 ‘반(反)개혁’이라는 위험한 발상이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초에 청와대에 입성한 김 보좌관은 ‘경제 실세’의 한 사람으로도 꼽힌다. 최근 경제 투톱이 바뀌어도 자리를 지켰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도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안다. 좋은 일자리는 민간 기업이 만드는데, 지금 매우 나쁜 상황에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위기도, 친기업 정책도 부정한다면 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오죽하면 그 자리에 있던 진보 성향의 학자들조차 “위기라고 말하는 게 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정책 흔들기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겠는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 등 문 대통령의 동떨어진 언급이 나온 배경을 알 것 같다. 대통령 측근 참모들의 생각이 이렇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