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 막힌 보험서비스>의사協 “보험사 - 개인 간 문제… 환자정보 유출 우려도”

“私的계약, 심평원 개입 부당”
시민단체는 “근거 없는 주장”

실손 의료보험금을 전산으로 자동 청구하는 등 간소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는 “의료기관이 민간 보험사의 서류 전송 주체가 된다”는 점, “국가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보험사와 개인 간 사적 계약에 개입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2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료 및 근거 자료 확보 의무는 사적 계약의 당사자인 보험사에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소형 병원의 경우 의사가 행정업무까지 병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업무가 가중될 수 있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의료계는 “환자의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한 서류 구비의 편의성을 명분으로 심평원에 위탁하게 되면 향후 실손의료보험의 심사업무도 보험사가 심평원에 위탁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한다는 이유로 심평원이 심사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고 있으며, 무리한 급여 기준 등으로 의료 현장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더라도 심평원은 청구 절차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환자의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 및 환자와의 신뢰관계 악화 등의 부작용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와 보험업계는 환자의 개인 정보는 환자의 동의가 필요하고, 보험 청구에 필요한 서류 등은 금융위원회의 관리·감독을 받는다는 점을 들어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 의료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비급여 항목 통일화나 비급여 의료비 심사 위탁과는 무관하고, 비용 절감과 신속성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