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도 “최저임금, 업종·규모별 차등화 필요”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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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 생산성 사례분석

全기업에 동일한 임금 인상때
임금·고용 등 파급력은 제각각

최저임금 해당근로자 비율 늘면
의류·액세서리업 생산성 폭락
금속가공·차·식료품업은 개선
고용 증가율은 되레 더 낮아져

최근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은 규모가 작거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높은 제조업체의 생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에 이어, 업종과 기업 규모별로 차등적용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번 연구는 최저임금 인상 충격이 큰 유통업 등 서비스업과 최저임금이 많이 오른 2017∼2018년은 제외됐기 때문에 현재 기업들의 느끼는 충격파는 이 분석보다 더 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이 14일 발간한 BOK경제연구 ‘최저임금과 생산성: 우리나라 제조업의 사례’를 보면 최저임금 인상은 모든 기업에 똑같이 적용되지만, 생산성과 임금·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달랐다. 이는 최저임금영향률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영향률이란 총임금근로자 대비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로, 최저임금의 1.2배 이하를 받는 근로자가 대상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최저임금영향률도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다만 고임금 근로자 비율 등 기업별 임금 분포에 따라 달라진다. 기업·산업 여건도 영향이 있다. 최저임금영향률이 5% 상승할 경우 업종별 생산성 변화를 보면 의복·의복액세서리·모피제품은 생산성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죽·가방·신발과 가구, 비금속광물 등도 마이너스(-)가 됐다. 반면 금속가공과 자동차·트레일러, 1차금속, 식료품 등은 생산성이 개선됐다.

최저임금영향률은 업종과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난다. 식료품과 의복은 20% 이상이고, 석유정제와 기타운송수단 등은 5% 이하다. 5인 미만 소규모 기업은 30% 이상인데 300인 이상 대규모 기업은 5% 이하다. 최저임금영향률이 클수록 임금상승률은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고용증가율은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2014∼2016년을 보면 최저임금 상승으로 임시일용 근로자는 오히려 임금이 감소했다. 고용 측면에서 최저임금영향률이 큰 업종일수록 최저임금 인상이 상용근로자에게만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또, 사업체 규모별로는 작은 기업일수록 최저임금 인상으로 모든 유형 근로자의 고용이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김규일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육승환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해도 고용과 임금,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업종과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차별화 논의의 시작 지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