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에너지 계획 ‘3차 에기본’ 에너지전환 하위 정책 전락 위기”

산업부 의견수렴 2차 토론회
정부 정책 비판 목소리 등장

‘탈(脫)원전’을 핵심으로 하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 의견 수렴 과정에서 나왔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권고안에 나타난 에너지전환 과제 평가 및 보완 방향’을 주제로 ‘제3차 에기본 의견 수렴을 위한 2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수요관리’를 주제로 한 1차 토론회 때와 달리 정부 정책에 비판하는 에너지 전문가들도 주제발제와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종수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 대학원 교수는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별 비중의 전환을 넘어, 모든 에너지원별 역할의 전환을 포괄하는 개념이 돼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활용 가능한 모든 에너지원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이에 기반한 장기적 에너지원별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의 평가와 보완 방향’에서 “(정부의 일련의 탈원전 정책이) 상위 계획인 제2차 에기본과 상충하며 전기사업법에 따른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에기본 변경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에 대한 재검토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평가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인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나섰다. 탈원전으로 대변되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비판적인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번 권고안이 에기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며 비현실적 수요관리 목표를 제시했다”며 “국가 에너지 부문 최상위 계획이 아니라 에너지 전환의 이행계획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석광훈 녹색연합 연구위원은 “3차 에기본에서는 ‘에너지·통신시장’ 통합과 독립규제 기관이 설치돼야 하고, 에너지 복지 정책의 분리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