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송강호 - ‘스윙키즈’ 도경수… 오늘 개봉, 흥행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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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마약왕’과 ‘스윙키즈’가 나란히

개봉하며 극장가 겨울 대전의 포문이 열렸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마약왕’은 197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직접 제조한 필로폰을 일본에 수출해 큰돈을 번 마약업계 거물의 흥망성쇠를 그렸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신작인 이 영화는 당시 시대상을 흥미롭게 보여주며 사회의 어두운 면도 조명한다. 도경수의 재능이 돋보이는 ‘스윙키즈’는 6·25전쟁 당시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탭댄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북한군, 미군, 중국군 등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쳤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절박한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감정을 춤과 노래로 버무리며 진한 울림을 전한다. 두 영화 모두 150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으로, 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 ‘마약왕’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고, ‘스윙키즈’는 12세 이상 볼 수 있다. 두 영화의 흥행을 책임진 송강호와 도경수를 만나 각자의 바람을 들어봤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쇼박스 제공

송강호 “새로운 도전… 결과는 겸허히”
“영화 초반 캐릭터 유쾌함
후반엔 색다른 모습 연기”

“저의 새로운 도전으로 인식되길 바라요.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여야죠.”

소시민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송강호는 “한국영화에서는 흔치 않은 마약을 소재로 해 낯설고 두렵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호기심과 매력을 느꼈다”고 출연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주인공 이두삼은 가공된 인물이지만 배경에 깔린,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이 전하는 현실감이 좋았다”며 “일부러 소시민에서 벗어나려 한 건 아니지만 적절한 시기에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는 송강호 연기의 종합판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에 대해 그는 “이 영화 초반에는 ‘초록 물고기’나 ‘살인의 추억’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유쾌함이 담겨 있다”며 “또 후반부에는 내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은 다른 모습을 펼칠 수 있어서 관객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후반부는 20분 정도 모노드라마처럼 전개되는 장면이다. 그는 “연극무대 형식도 빌려오고, 독백과 방백도 이어진다”며 “상업영화의 새로운 도전으로 느껴진다. 위험한 요소이긴 하지만 비장의 카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송강호는 이 영화가 마약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인간의 나약함을 강조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비뚤어진 욕망과 집착, 그러다가 파멸로 이어지는 굴곡진 인생에 초점을 맞췄다”며 “꿈꾸던 삶과 욕망의 덩어리를 양손에 쥐고, 어느 하나도 놓을 수 없는 인물은 우리가 살면서 수없이 만난다. 그런 인물을 영화적으로 크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이름값에 대한 부담은 없느냐”고 묻자 “내게 자극을 줄 정도의 부담감을 느낀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현장에 나가면 내가 가장 선배인 경우가 많다”며 “아무래도 즐거운 현장을 만들고, 좋은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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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 “배역에 끌려… 노력만큼 기대”
“아이돌로 먼저 데뷔했지만
지금은 연기하는게 즐거워”

“흥행도 중요하지만 우리 영화를 보신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영화 한 편을 오롯이 이끄는 역할을 맡은 도경수는 “나 혼자 해야 한다는 부담은 시나리오를 읽고 해소됐다”며 “다섯 명의 캐릭터가 함께 이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내 안의 장난스러움을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서 끌렸다”며 “부담도 됐지만 감독님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경수는 그룹 엑소 멤버로 처음 나섰을 때의 설렘을 바탕으로 주인공 로기수 캐릭터의 감정을 찾아갔다고 소개했다. 그는 “로기수가 탭댄스를 생각하며 잠 못 드는 장면에 공감할 수 있었다”며 “춤을 추는 가수지만 탭댄스를 처음 접하고 내가 몸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다른 장르의 춤이라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도경수의 강렬한 눈빛과 정확한 발성이 영화의 맛을 잘 살려냈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면 눈빛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며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고민을 빨리 떨쳐버린다. 사색 등 마음 훈련도 많이 한다”고 소개했다.

그에게 “노래, 드라마, 영화 뭐든 잘하려 하는 걸 보니 욕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며 계속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그는 “가수로 무대에 설 때는 관객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연기를 할 때는 내가 원하는 감정이 튀어나올 때 행복해진다”고 설명했다.

송강호와 흥행 대결을 벌이게 된 것에 대해 그는 “존경하는 선배의 작품과 같이 개봉한다는 게 신기하다.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먼저 기회가 와서 가수로 데뷔했지만 지금은 연기하는 게 즐겁다.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