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파산신청’ 역대 최대… 지난해 807곳 “사업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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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전년比 100% 증가
“인건비 부담 커진 제조업계
자금문제로 한계상태 몰려”

지난해 법원에 파산·회생을 신청한 기업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들은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보다는 사실상 ‘사업 포기’를 의미하는 파산을 신청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2018년 서울회생법원을 포함한 전국 14개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기업은 총 807곳으로 전년 699곳보다 15.5%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6년(740곳)에 비해서도 9.1% 더 많았다. 회생을 신청한 기업 역시 전년보다 12% 증가한 980곳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최대였던 2016년 936곳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년 대비 기업들의 파산 신청이 증가한 곳은 증가율 100%를 기록한 광주지법부터 창원지법(34%), 인천지법(28%), 대전지법(20%), 서울회생법원(15%) 순이었다. 회생신청의 경우 울산지법(54%), 광주지법(52%), 창원지법(37%), 인천지법(25%), 서울회생법원(20%) 순서로 늘어났다.

채무재조정(법정관리)을 통해 재기하려는 기업보다 아예 사업을 접겠다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도 과거와 달라진 현상이다. 국내 최대 파산·회생 처리 법원인 서울회생법원은 기업들의 파산 신청이 2017년과 2018년 각각 351건, 401건으로 회생 신청(각각 324건, 389건)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에는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는 기업들이 파산신청 기업보다 많았던 사실과 대비된다. 수원·의정부·춘천·청주지방법원 등에서도 지난해 파산을 신청한 기업이 회생을 신청한 기업보다 많았다.

도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경제난으로 올해 파산·회생 신청률이 최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산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김관기 도산전문 변호사는 “자동차를 비롯해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제조업계가 전반적으로 자금력이 없는 한계사업 상태에 다다랐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주 52시간 근로제까지 도입된 데다가 원청의 발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특히 대기업의 1·2차 협력업체들부터 무너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의 법정관리에 기대는 기업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