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기업 탈법 경고했던 文… 오늘은 “정부, 간섭 않고 지원만 할 것”

4차산업혁명 지역전략 발표

“자율성 최대한 보장” 거듭 강조
“정부는 환경조성 역할만 담당”
울산 이어 2주 연속 경제 행보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R&D) 중심지인 대전을 방문해 내놓은 메시지의 핵심은 “정부는 간섭하지 않고 지원하겠다”로 요약된다. 민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R&D 예산이 확실한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돼 혁신적 연구 지원이 미흡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울산에 이어 이날 대전까지 2주 연속 지역 경제 투어를 진행하면서 새해 들어 계속되는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대전의 꿈, 4차 산업혁명 특별시’ 보고회에서 “정부는 통제하고 관리하는 대신, 응원하고 지원하겠다”며 “과학기술인 여러분이 내딛는 한 걸음이 대한민국을 4차 산업혁명으로 이끄는 새로운 지도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간섭하지 않고 규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움에 도전하는 과학기술 연구자를 응원하고 혁신하는 기업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이 자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만 정부가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지역 경제 투어를 시작한 문 대통령은 1월에만 두 번의 지역 방문을 하면서 산업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정책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자성이 필요하다고 했던 문 대통령이 지역 경제 투어를 통해 임기 동안 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분야를 제시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지역 경제 투어로 전북 군산, 경북 포항, 경남 창원, 울산, 대전 등을 방문해 각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철강 기술, 스마트 공장, 수소 경제, 4차 산업혁명 등과 관련된 일정을 소화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전날에는 대기업의 책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경제전략회의에서 “앞으로도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며 “틀린 것을 바로잡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올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환경을 만들겠다면서도 이 같은 발언을 하는 데 대해 기업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