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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08일(金)
통신망에 백도어 심어 기밀유출 + 다이아 박막기술 절취 ‘핵심 혐의’
美이어 英·佛·日 등 ‘배제’확산…“최고수준 5G기술 견제용” 분석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창업주 런정페이
美·中 ‘화웨이 전쟁’

인민해방군 출신 런정페이 창업
급속 성장 배경에 의구심 증폭
화웨이 “스파이행위 한적 없다”

금융사기·사법방해 23개 혐의
美, 화웨이·멍완저우 부회장 기소
加법원에‘멍부회장 美송환’요청
내달초 결정… 송환 가능성 높아

세계 불매운동 번지면 입지타격
삼성 등 韓기업 반사이익볼수도


지난 1월 28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화웨이의 미국 현지 연구소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FBI는 화웨이가 미국 아칸반도체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인공다이아몬드 박막 기술을 훔치려 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미 뉴욕주 검찰과 워싱턴주 대배심은 화웨이와 2개 관계회사,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각각 사기, 대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사법당국 수사 외에도 유럽, 일본, 호주 등 주요 동맹국을 대상으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경고하는 한편, 중국의 해외 고급 인재 유치 프로젝트도 견제하고 나섰다.

1. 화웨이는 어떤 회사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이자 2위 휴대전화 생산업체 화웨이는 2017년 세계 통신장비시장 점유율 28%로 에릭슨(27%), 노키아(23%) 등을 제쳤다. 휴대전화 역시 14.4%로 삼성전자(20.1%)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중국의 기술 굴기와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의 핵심기업이다.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1085억 달러(약 121조 원)로 전년 대비 21% 증가하며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세계 50대 통신사 가운데 45곳에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있으며,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세대(G) 네트워크 경쟁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기술 개발에 연 매출의 10%를 투자해 현재 통신 관련 특허만 7만4000건에 달한다. 1987년 인민해방군 출신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자본금 2만1000위안(약 365만 원)으로 설립한 회사가 30여 년 만에 ‘글로벌 통신 거물’로 급성장한 것이다. 1944년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농촌에서 태어난 런 회장은 충칭(重慶)건축공업대에서 공부하다 1966년 군에 입대해 통신장교로 근무했다. 런 회장은 독자 개발한 통신장비로 1993년 중국군 공급권을 따내면서 급속한 도약을 시작했다.

2. 美 기술 절취 혐의는

FBI가 지난 1월 화웨이 샌디에이고 연구소를 급습해 압수수색한 것은 아칸반도체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인공다이아몬드 박막 기술을 화웨이가 훔쳤다는 단서를 잡았기 때문이다. 아칸반도체가 개발한 이 기술은 인공다이아몬드를 얇게 덧씌워 기존 제품보다 강도가 6배 높으면서도 가벼운 스크린을 만들 수 있는 기술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레이저무기 등에 활용될 수 있어 미 수출통제법 및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따라 해외반출이 금지돼 있다. 2017년 화웨이는 아칸반도체의 스크린 샘플을 2개월간 살펴보고 반납하는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3월 샘플을 받아갔다. 하지만 화웨이는 약속을 어기고 5개월이 지난 같은 해 8월에야 샘플을 반납했고 두 동강 난 샘플에서는 파편 세 조각이 사라진 상태였다. 화웨이의 기술 절취를 의심한 아칸반도체는 이를 FBI에 신고했고 이후 함정수사까지 동원한 끈질긴 수사 끝에 화웨이 관계자들로부터 샘플이 중국에 보내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3. 화웨이는 스파이 기업?

화웨이가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로부터 국가안보 침해 위협을 이유로 배척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장 스파이 기업’ 논란 때문이다. 화웨이가 전 세계에 구축한 통신망에 심은 ‘백도어(뒷문)’를 통해 민감한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산당에 제공하고 있다는 게 핵심 의혹이다. 2011년 미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도 2012년 “화웨이 등의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나 사이버전쟁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비 구입 금지를 권고했다. 2016년에는 실제 미국 내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백도어가 발견돼 해킹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도 했다. 화웨이는 스파이 논란에 대해 “스파이 행위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은둔형 CEO로 알려진 런 회장도 최근 국내외 언론과 잇달아 기자회견을 하며 “중국 정부가 비밀정보를 요청하면 분명히 ‘노(No)’라고 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런 회장이 1.4% 지분을 갖고 종업원들이 나머지 지분을 가진 비상장 민영기업인 화웨이는 폐쇄성과 비밀주의로 이런 의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지분도 중국 군부나 정부기관,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지분을 갖고 있어 런 회장은 중국 공산당의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게 미국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인민해방군 출신인 런 회장의 이력과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 없이는 설명하기 쉽지 않은 급속성장 배경 때문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4. 美·유럽 화웨이 배제

미국은 지난해 8월 의회를 통과한 2019년 국방수권법을 통해 정부기관이나 정부 거래기업에 대해 화웨이 등 중국기업의 통신장비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미국은 화웨이 등 중국기업의 휴대전화나 반도체에 도청과 정보 유출이 가능한 백도어 바이러스 등이 깔렸다며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은 다른 동맹국에도 화웨이 이용 자제를 요청 중이며 이에 따라 일본은 정부 조달지침을 통해 정부 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했다.

호주, 뉴질랜드도 5G 이동통신 사업에 화웨이가 참가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유럽에서도 최근 폴란드에서 화웨이 직원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화웨이 배제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영국 보다폰, 브리티시텔레콤(BT), 프랑스 오랑주, 독일 도이체텔레콤 등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하거나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5. 멍완저우 미국 송환되나

미국 사법당국은 1월 28일 금융사기, 기술절취 등 혐의로 화웨이와 멍 부회장을 전격 기소했다. 뉴욕주 검찰은 멍 부회장과 화웨이 등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해 나가기 위해 위장회사를 활용했다며 금융사기 등 13개 혐의, 워싱턴 대배심은 미 통신업체 T모바일의 기밀 절취와 사법방해 등 10개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미국의 이번 기소는 화웨이 창업주인 런 회장의 딸이기도 한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강제 송환하기 위한 절차로 해석된다. 멍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1일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 사법당국에 의해 밴쿠버에서 체포됐다. 캐나다법원은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심리를 3월 6일 열 예정인데 캐나다 법원의 범죄인 송환 허가율이 90%에 달해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데이비드 라메티 캐나다 법무장관이 “범죄인 인도에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혀 실제 송환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6. 한국 화웨이 장비 사용은

2002년 한국에 진출한 화웨이는 초기 유선 통신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다 2007년 이동통신사들이 3세대(WCDMA) 서비스를 도입할 때 국내 무선장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현재 국내에서 화웨이 5G 이동통신 무선장비를 도입한 통신사는 LG유플러스다. SK텔레콤과 KT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와 3월까지 서울과 경기·인천·강원 지역에 구축하는 기지국 3만여 대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유선 통신인프라 부문에서 화웨이의 국내 입지는 한층 더 탄탄하다. 유선망 사업에서는 국내 통신 3사가 모두 화웨이의 고객이다. 또 화웨이는 한국전력의 고성능 전국망 구축,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 백본망 사업 등도 수주했다.

7. 한국도 배제 동참하나

미국을 비롯해 영국·일본·캐나다·호주 등에서 확산 중인 화웨이 제품 불매 운동이 아직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이통사 장비 선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장비 선정은 민간기업이 하는 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정부와 국회는 화웨이 장비를 쓰는 업체에 대한 보안점검은 계속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화웨이 5G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도 자체 보안점검을 강화하고 나섰다. LG유플러스 측은 “화웨이가 스페인에 있는 국제인증기관에 보안인증을 신청하고 소스코드와 기술 관련 자료를 넘겨 검사가 진행 중”이라며 “올해 내 검증이 완벽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8. 삼성전자 반사이익 볼까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해 5G 이동통신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등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재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화웨이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 각국의 불매 운동으로 인해 급상승하는 화웨이 스마트폰의 점유율 역시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뒤이은 세계 2위 자리까지 뛰어올랐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로 5G 통신장비, 스마트폰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기업의 반사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의 5G 장비 경쟁력은 4G보다 우수하고 칩셋, 단말, 장비 등 핵심 분야 일괄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현재 화웨이 통신장비 매출의 30∼50%가 유럽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화웨이의 빈자리가 생기게 된다면 삼성전자가 채울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9. 화웨이 생존 전망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가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특히 지난해 미국이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해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반도체 부품 공급을 차단하자 파산 직전까지 간 사례처럼 화웨이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가 ZTE보다 훨씬 규모가 크지만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특히 올 들어 미 의회에 화웨이 등에 미국산 반도체, 부품 등의 공급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돼 이 법안이 실행될 경우 당장 부품 확보에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화웨이는 미국산 부품을 100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품 조달창구가 미국 외 중국, 대만, 한국 등으로 다변화돼 있고, 핵심 모바일 칩도 자체 공급하는 등 미국의 압박에도 강한 내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또 미국과 서방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66개국에서 5G 통신분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화웨이가 중국 첨단기술 기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만큼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 등을 통해 미국 등의 압박에 전면 대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0. 美 견제는 군사 요인도

미국이 숱한 중국기업 중에서도 화웨이를 집중 견제하고 나선 데는 보안 논란 외에도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네트워크가 군사기술 경쟁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5G 기술은 인공지능(AI) 기술 등과 접목돼 각종 디바이스를 실시간으로 상호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본격화해 근접 전투를 비롯한 군사기술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전투요원들이 5G 기술이 적용된 디바이스를 착용할 경우 다른 전투원 위치를 실시간 파악해 긴급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전투원 중 한 명이 부상할 경우에도 즉시 대처할 수 있다. 화웨이는 레이더, 군용 전자기기 등을 생산하는 국영 중국전자기술그룹과 함께 중국 5G 네트워크 구축에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으며 가격은 물론 기술 면에서도 현재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화웨이의 5G 기술에 긴장한 미국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워싱턴=김석 특파원, 손기은 기자
e-mail 김충남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충남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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