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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현종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1일(月)
‘문빠 정치’ 못 벗어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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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한국당과 지지율 격차 줄어
‘민주당 정부’ 약속 도루묵 돼
정치력 실종에 능력도 안보여

초·재선들 청와대 호위무사役
重鎭들 의견 노골적으로 뭉개
당 대표가 지지율 최대 리스크


얼마 전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참패한 것을 두고 국내 언론은 칼럼에 사설까지 쓰면서 비중 있게 다루었다. 대만 선거가 이렇게 관심을 받은 것은 참패의 원인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상황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2016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압승한 민진당은 불과 3년이 안 돼 전체 실업률이 3.8%에 달하고, 특히 20∼24세 실업률은 12.3%나 됐다. 또 외교적으로 탈(脫)중국 행보로 국민이 크게 불안감을 느끼면서 등을 돌리게 됐다.

지난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율은 민주당이 37.8%, 자유한국당은 29.7%로 8.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40%포인트에 달하던 양당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동반해 나타나는 현상이긴 하지만 민주당의 하락 폭이 큰 것은 ‘민주당이 과연 집권당인가’ 하는 물음에 답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직전인 2017년 1월 인터뷰에서 “정당이 생산하는 중요한 정책을 정부가 받아서 집행하고 인사에 관해서는 당으로부터 추천받거나 당과 협의해 결정하는, 그렇게 해서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 이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 모습은 집권당은커녕 야당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정치력도, 정책능력도 수준 이하다. 3권분립의 헌법 정신마저 유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경제가 엉망인데도 정책위의장은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고 자화자찬만 하고 있다.

우선, 정권을 잡은 뒤에도 ‘문빠 정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거운동 땐 지지층 결집을 도모한다 해도 집권당이라면 국민 전체를 보고 가야 마땅하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법정 구속됐을 때 민주당은 성창호 부장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 잠시 근무했다는 이유로 적폐로 규정했고, ‘열등감’ 운운하며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았다. 법원 앞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성창호 판사 구속하라”는 극단적 구호도 외쳤다. 초선의 박주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발족시킨 위원회도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대책위원회’라고 명명해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의 배경에 ‘문빠’ 덕분에 당선된 초·재선 강경파들이 방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 128명 중 90명이 초·재선 그룹인데, 대부분 친문(親文)으로 분류되고 있다. 4선의 송영길 의원이 “신한울 3·4호기 원전 재개를 공론화해보자”고 했다가 초선인 김성환 대표 비서실장으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3선의 우상호 의원이 당 차원의 적폐청산대책위원회 발족을 비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압권은 친문의 핵심인 손혜원 의원이 목포 투기 의혹으로 탈당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 홍영표 원내대표가 배석하는 일도 일어났다. 손 의원이 격려라도 하듯이 홍 원내대표의 어깨를 두드리는 장면은 지금 민주당 내 친문 초선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손 의원 문제만 해도 당에서 아무 말도 못 하니까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해찬 대표를 옆에 두고 “잘못이 확인되면 법대로 처리하겠다”고까지 했다. 당의 한 중진은 “총리가 큰소리를 쳐도 한마디도 못하는 모습이 지금 민주당의 현주소”라고 했다.

당 대표가 잦은 말실수로 당의 지지율을 깎아 먹는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김 지사 구속에 대한 한국당의 반응을 비판하면서 “탄핵당한 사람들의 세력들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한단 말이냐”고 격분했다. 야당을 궤멸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는 이 대표의 인식을 보면 과거 군사정권이 야당에 대해 가졌던 시각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이런 당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얘기하고 있으니 ‘제발 남은 기간만이라도 잘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압승한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악법 폐지, 과거사 진상규명, 언론과의 전쟁 등 독선적이고 무리한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다 결국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금 민주당이 벌이고 있는 청와대 호위무사 같은 행태를 보면 열린우리당의 기시감이 들 정도다. ‘안희정, 김경수, 이재명’ 등 대선 주자들이 잇달아 낙마하는 데도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는 민주당이야말로 문 정권의 큰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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