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노동당도 ‘흔들’… 코빈 대표 비판하며 의원 7명 탈당

“黨, 극좌정치에 장악됐다” 불만
부대표“코빈, 정책방향 바꿔야”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하원의원 7명이 제러미 코빈 대표의 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정책과 당내 반유대주의 성향 등을 이유로 전격 탈당했다. 브렉시트 합의안 처리에 실패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테리사 메이 총리와 함께 영국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이 모두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크리스 레슬리, 루시아나 버거, 앤절라 스미스, 개빈 슈커, 추카 우무나, 마이크 게입스, 앤 코피 등 영국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 7명은 이날 코빈 대표의 브렉시트 정책 및 반유대주의 성향 등으로 더 이상 노동당 의원으로 활동할 수 없게 됐다며 탈당계를 제출했다. 레슬리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합류해 함께 활동하고 믿었던 노동당과 현재 노동당은 다르다”며 “지금 노동당은 극좌 조직정치에 장악됐다”고 말했다. 영국 노동당에서 의원 7명이 동시에 탈당한 것은 40년 만에 처음이다.

이례적인 의원 집단 탈당으로 노동당에서는 브렉시트 정국에서 코빈 대표가 당을 독선적으로 운영하면서 분열을 가속화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코빈 대표는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뒤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해 조기 총선을 노렸으나 메이 행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자 EU 내 관세동맹 자유를 골자로 하는 요구사항을 내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다. 당내에서 제2 국민투표 개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코빈 대표 입장에서는 이미 2016년 국민투표에서 확인된 국민의 결정을 되돌렸다가 더 큰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코빈 대표가 반유대주의 평가를 받는 벽화에 지지를 보내고 레바논 이슬람 시아파 조직은 헤즈볼라 지지 집회에 참석했던 것도 의원들의 탈당을 부추겼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톰 왓슨 노동당 부대표는 “코빈 대표가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많은 탈당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인 보수당 또한 메이 총리의 리더십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메이 정부가 내세운 브렉시트 계획안은 하원에서 찬성 258표 대 반대 303표로 부결되는 등 당내 이탈표가 계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