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내려놓고 손실대책은 늑장… 카드사 속앓이

금융위 1월중 대책 약속 불구
아직도 결론 못내고 지지부진
카드사, 신제품 등 사업 차질

지난해 11월 발표된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카드수수료가 인하됐지만, 시행에 맞춰 내놓겠다던 카드사 수익 보전 방안은 늦어지고 있어 카드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익성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신제품 출시를 포함한 상품 구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추가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하며 카드업계의 손실을 메워주기 위해 ‘카드 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대책을 1월까지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과 업계의 입장이 갈리면서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앞서 카드업계는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 기간 축소(3년→2년) △레버리지비율 완화(6배→10배) △신사업 진출 및 부수 업무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등 규제 완화 관련 10가지 건의사항을 금융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윤창호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카드 수가 방대해 검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면서 “3월 말까진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책이 늦어지면서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수익성 분석 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신상품 출시가 지연되고 기존 상품 운용 방향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A 카드사 관계자는 “제도개선 방안이 나온다 해도 이를 받아서 연구하고 실제 서비스 조정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2~3개월”이라며 “신제품 출시, 마케팅 비용산정 등의 계획 일정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한 카드사가 적지 않지만, 아직 사업 가능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아 본격적인 진행엔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금융위는 최대한 카드사 건의사항을 수용하겠다면서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