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 교수의 古典名句>唯學不知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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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貴知足唯學不然人功不竭天巧不傳(인귀지족 유학불연 인공불갈 천교부전)

사람들은 족함을 아는 것을 귀히 여기지만 배움만은 그렇지 않고, 사람의 공을 다하지 않으면 하늘의 기교는 전해지지 않는다.

청나라의 시인 원매(袁枚)가 지은 ‘속시품(續詩品)’의 용개(勇改)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속시품’은 당나라의 사공도(司空圖)가 지은 ‘시품’의 형식을 빌려 원매 자신이 생각한 시의 풍격과 작법 등을 논한 글이고, 용개 편은 시 구절의 과감한 수정에 관한 글이다. 좋은 시구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1000번을 불러도 오지 않던 것이 창졸간에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또한 10년 동안이나 자랑스럽게 여기고 좋아하던 주제나 소재, 표현방식도 어느 날 새로운 눈이 열리면 너무나 진부하게 여겨져 과감히 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멋있고 참신한 구절이 그냥 찾아올 리 만무하고,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시인은 강조한다. 지족은 아주 현명하고 훌륭한 삶의 태도지만 배움만은 예외이니 모름지기 끝없이 배움의 자세를 지녀야 하고, 또한 있는 힘을 다해 공을 들이지 않으면 하늘의 기교는 전해지지 않는다. 좋은 시구 하나를 얻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는 옛 시인들의 마음을 잘 엿볼 수 있는 명구다.

위 구절은 인생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나는 명상가로서 지족의 중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기에 수시로 마음을 살펴보면서 욕심을 덜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배움에 대해서만은 그렇지 않다. 진정한 배움은 삶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이고, 내면의 기쁨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크게 느끼는 것은 작은 배움 하나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제대로 성취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삶은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고, 배움은 지극한 정성을 통해 이뤄진다.

상명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