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화학물질과 결합된 것으로 추정되는 녹색 눈이 지난 23일 러시아 페르부랄스크 지역 거리를 뒤덮고 있다. 데일리메일 캡쳐
크롬 가공 공장 주변 마을서
땅에 떨어진 눈 녹색빛 띄어
탄광지역 ‘검은 눈’ 내리기도
러시아 중부 페르부랄스크와 쿠즈바스 등지에서 각각 ‘그린 스노’(녹색 눈)와 ‘블랙 스노’가 내려 현지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24일 영국의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페르부랄스크에는 녹색과 검은색 눈이 내리기 시작했으며 현지 주민들과 환경단체 직원들은 공장 화학물질과 결합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수차례에 걸쳐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출 시 방독면을 쓰고 다니는 주민들도 나오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녹색과 검은색 눈이 내린 것은 인근 지역 내 위치한 크롬 가공 공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때문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눈이 내리면서 대기 중의 화학물질과 반응하거나 땅에 떨어진 눈이 토양과 대기 속에 있던 화학물질과 섞여서 녹색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공장 지역에 내린 눈이 빠르게 녹색으로 변하는 기괴한 현상을 본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며 “주민들은 눈에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오염으로 추정되는 이상 현상은 러시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탄광 지역이 위치한 쿠즈바스에 검은 눈이 내려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검은 눈의 원인은 석탄 공장에서 나오는 석탄재가 눈과 뒤섞인 것으로 추정됐으나 당국은 정확한 원인을 발표하는 것을 미루고 있다. 시바이 지역에선 지난 11월부터 현지 구리공장에서 나오는 스모그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석탄 공장이 위치한 지역에선 주민들의 모자까지 검은색으로 변할 정도였으며, 아이 중에는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하는 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화학물질에 따른 이상현상이 확산하면서 해외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모스크바와 지방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항의시위가 잇따르고 있으며 지난 1월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33%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