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할아버지 살아 계셨다면…” 27일 오전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국적 증서 수여식에서 일본의 시베리아 출병 때 무장투쟁을 벌이다 잡혀 처형당한 최재형 선생의 손자 최 발렌틴(오른쪽)이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법무부, 3·1운동 100주년 기념
국적 증서 주고 특별귀화 허가
박상기 장관 “후손들 계속 찾아
안정된 한국 생활 하도록 지원”
“할아버지가 꾼 독립의 꿈이 이뤄져 자유로운 대한민국이 건설됐다.”
27일 ‘대한민국 국적 증서 수여식’에 참석한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이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날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법무부에서 열린 국적 증서 수여식은 독립운동에 참여해 한국 정부로부터 훈장·포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대상으로 열렸다. 국적법 제7조에 따라 이들은 특별귀화를 허가받았다.
특히 최 발렌틴(81) 러시아 독립유공자후손협회장은 “우리 선조들과 할아버지가 목숨 바쳐 이루고자 했던 꿈이 모두 실현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최 회장은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손자다. 최 선생은 1909년 안중근 등과 단지동맹을 결성하는 등 무장독립투쟁을 벌이다가 1920년 일본군에 체포돼 총살됐다. 최 회장 외에 이날 독립유공자 19명의 후손 39명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독립운동가 이여송 선생의 손자 이천민(64) 씨는 “할아버지는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장백 밀림 속에서 28세의 아까운 나이에 순난하셨다”면서 “이러한 애국 장령들의 소원이 바로 오늘날의 민주와 자유, 평등의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선생은 1936년 중국 만주 지안(集安)현에서 일본군과 전투 중 전사했다. 자신의 손자녀와 함께 국적 증서를 받은 독립운동가 이인섭 선생의 손자 이 펠릭스(44) 씨는 “할아버지는 자유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꿈을 가슴 깊이 품어 러시아, 카자흐스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일하셨다”면서 “할아버지의 꿈이 이뤄져 대한민국이 자유로운 국가가 된 점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 오성묵 선생의 외손자 김 이고리(59) 씨는 “할아버지의 업적에 대한 노고를 치하해 저에게 국적을 부여해주신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 권재학 선생의 외증손녀 김 넬랴(36) 씨는 “애국지사의 아들인 저의 외할아버지는 고향에 다시 돌아가기를 학수고대하며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을 그리워했다”고 말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독립유공자를 계속 발굴해 후손들이 한국 국적을 되찾아 국내에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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