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가구, 자녀 高3때 소득40% 사교육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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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정책연구원 논문

일반가구 11% 비해 훨씬 높아
중1·고1때도 지출액 크게 늘어
공교육 내실화로 부담 덜어줘야

지난해 사교육비가 19조5000억 원에 달한 가운데 가구평균소득이 중위소득의 50% 선인 상대적 빈곤층 가구의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허리가 더 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3의 경우 가정에서 소득의 40%가량을 교육비로 지출하는 등 소위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득과 견줘 과도하고 무리한 사교육비를 투자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이런 사실은 18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청소년연구’에 실린 ‘상대적 빈곤층의 사교육비 지출규모와 변화 추이’(김현철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황수진·박혜랑 교육학과 박사과정) 논문에서 파악됐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결과인 이 논문은 2010년 초등 1학년, 초등 4학년, 중학교 1학년 등 3개 패널(각 1658명, 1532명, 1614명)을 기준으로 2016년까지 매년 사교육비 지출을 분석했다.

결과를 보면, 초등 1학년 상대적 빈곤층의 월평균 소득은 143만 원, 초등 4학년은 132만 원, 중 1학년 가구는 126만 원으로 각각 일반 가구(436만 원, 423만 원, 430만 원)와 차이가 있었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등 저학년은 25만∼30만 원, 초등 고학년은 30만∼35만 원, 중학생은 35만∼40만 원, 고등학생은 40만∼45만 원이었으며, 상대적 빈곤층 가구는 이보다 10만∼15만 원가량 적었다. 상대적 빈곤층은 대체로 일반가구의 60%가량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대적 빈곤층의 경우 중 1, 고 1, 고 3 등 학교급에 따른 진학·진급 시기에 사교육비를 집중해서 지출했다. 초등 4학년 패널의 경우 중 1이 되면 전년 17만8500원에서 23만3300원으로, 중 1 패널은 고 1이 되면 17만9500원에서 24만500원으로 뛰었다. 특히 고 3은 17만200원에서 52만1000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상대적 빈곤층 가구의 소득 대비 사교육비 지출 비율은 고3 때 40.55%(일반 가구 11.03%)까지 치솟았다.

이런 사실은 공교육만으로는 입시를 준비하기가 힘들어지고, 많은 사교육비를 들일수록 명문대 진학, 대기업 등 취업에서 유리한 상황에 설 확률이 늘어나면서 빈곤층에서도 소득에 비해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논문은 “앞으로 계층 간 교육투자의 차이를 축소하는 것 역시 정부의 중요한 정책목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