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압박 수위 높이는 국제사회… 中은행 2곳 제재까지 거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김정은, 비핵화 약속 지켜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9일 워싱턴DC 백악관을 나서며 북한 비핵화 등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美·英·獨 “대북제재 강화”

美하원 외교위, 27일 청문회
中농업銀 등 제재 요청할 수도

볼턴 “北 핵·미사일 재개 땐
트럼프에게 큰 영향 미칠 것”

미국 정치권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 중단 및 모라토리엄(핵·미사일 실험 중단) 철회 위협에 대해서 제재와 압박 수위를 더욱 높여나가는 초강경 대응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나 살라미 전술에 말려들지 않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최고의 압박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국도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에 동조하면서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와 국제사회 간 대북 정책 간극이 더욱 벌어질 조짐이다.

19일 미 의회에 따르면 하원 외교위원회는 오는 27일 ‘국무부 외교정책 전략 및 2020 회계연도 예산 요청’ 청문회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등에 대한 질의를 갖는다. 폼페이오 장관의 공개 청문회 출석은 지난해 5월 23일 하원 외교위 청문회, 7월 25일 상원 외교위 청문회 이후 8개월 만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해왔던 만큼 2차 정상회담 결렬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재개 위협을 들어 대북 제재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은 지난 15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재개 발언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강화하는 합의에 북한이 동의하도록 제재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또 한 번 강조됐다”고 밝혔다. 테드 요호(공화당·플로리다) 하원의원도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 농업은행과 건설은행에 대한 제재 부과를 요청하는 등 의회의 대북 제재 강화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목소리도 강경해지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9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재개한다면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핵·미사일 실험 중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러 차례 그에게 했던 약속”이라며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을 어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올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또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매우 밝은 경제적 미래를 향한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걸어 들어오는 것은 정말 북한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고 빅 딜 수용을 거듭 압박했다.

영국과 독일 정부는 런던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부터 2차 미·북 정상회담 관련 설명을 들고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완전한 비핵화까지 대북 제재를 지속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