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마당서 크는 금강송 보고 싶어 아침부터 달려왔어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병규(왼쪽) 문화일보 회장과 김재현(〃 두 번째) 산림청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새문안로 문화일보 사옥 앞에서 시민들에게 주목과 금강소나무 묘목을 나눠주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산림청 - 문화일보 주최 ‘금강소나무 묘목 나눠주기’ 성황

우수 종자 1500본 시민들에 전달
인터넷 접수 500명엔 우편 배송
‘소나무 살리기 캠페인’ 진행도

“금강소나무를 나눠준다는 소식에 경기 광주시 집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해 왔습니다. 집 마당과 산에 심고 가꿔보려고요.”(오순남 씨·여·55)

문화일보가 식목일(4월 5일)을 2주 앞둔 21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사옥 앞에서 산림청과 공동 주최한 ‘소나무 살리기 캠페인’엔 올해도 많은 시민이 몰렸다.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오 씨를 비롯한 시민 300여 명이 공식 행사 시작 전인 오전 8시 30분부터 묘목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섰다. 지난 2003년 기후·사회환경 변화와 각종 병충해로 사라져 가는 소나무를 보전·육성하기 위해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로 17주년을 맞았다.

이날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과 김재현 산림청장은 금강소나무 묘목 1500본을 비롯해 아로니아, 산수유, 주목 각 500본씩을 시민들에게 직접 나눠주며 “잘 키워달라”고 덕담을 건넸다.

금강송 묘목을 받아든 주모(62) 씨는 “집 화단에 꽃을 심어 기르고 있는데 나무도 함께 심어 보고 싶어서 왔다”며 “오늘 받은 금강송을 잘 자랄 수 있게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와 산림청은 사정상 묘목을 직접 받으러 오지 못하는 국민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인터넷 접수 선착순 500명에 한해 금강소나무 종자를 우편으로 배송했다. 산림청은 이 행사 취지를 널리 알리고 나무 심기 문화 확산을 위해 22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한 달 동안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사거리에 있는 옥외전광판에 ‘새산새숲’ 홍보 영상을 내보낼 계획이다.

금강송은 우리나라 소나무의 다섯 가지 분류체계 중 형태가 곧고 최고 20~30m 정도까지 높게 자라는 특징이 있다. 50~60년 정도 된 금강송은 붉은색 줄기지만 200년 정도 된 금강송은 밑에서부터 수피가 점점 두꺼워지면서 붉은색 부분이 적어 보인다. 광화문 등 전통 건축물에 사용된 나무는 거의 모두가 금강송이다. 이날 배포된 묘목은 우수한 유전 형질을 지닌 40∼50년생 금강송에서 종자를 채취한 것으로, 척박한 환경에서도 형태를 잃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는 종을 특별히 선별했다고 산림청은 설명했다.

김 청장은 “나무는 식목일 날짜와 관계없이 지역 환경에 따라 2월부터 4월까지 자유롭게 심으면 된다”며 “앞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의 중요함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