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공간>변영로는 누구… 기미독립선언문 영문 번역… 영문학자·언론인·교육자이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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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樹州) 변영로(卞榮魯)는 시인이며, 영문학자와 교육자이며, 언론인이기도 하다. 1898년 5월 9일(음력)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태어났다. 재동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중앙학교에 다녔으나 졸업 직전에 퇴학을 당했다.

1915년 중앙 기독교청년회 학교 영어반에 입학하여 3년 과정을 6개월 만에 마쳤다. 1919년 3·1운동 때는 기미독립선언서를 영문으로 번역하였다. 1920년부터 ‘폐허’와 ‘장미촌’ 등의 동인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대표작인 ‘논개’도 이 시기에 쓰였다.

1924년에 시집 ‘조선(朝鮮)의 마음’을 발간하였으나 발행과 동시에 일제에 의해 압수, 폐기되었다. 1931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San Jose) 주립대에서 수학하였고, 귀국 후에는 언론인으로 활약하였다. 해방 후에는 성균관대와 해군사관학교의 교수를 역임하였다. 1953년에 ‘대한공론’ 이사장에 취임하였고,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 초대 위원장에 선임되었다. 1961년 3월 14일 서울 신교동 자택에서 지병인 인후암으로 작고했다. 향년 64세.

‘조선의 마음’(1924)이 생전에 남긴 유일한 시집이지만, ‘Grove of Azalea 진달래동산’(1948)과 같은 영문 시집들도 간행했다. 수필집 ‘명정사십년(酩酊四十年)’(1953)과 ‘수주수상록’(1954)은 해학과 풍자가 독보적이며, 신랄한 독설과 기지 넘치는 필치로 그 이름값이 높다. 자신의 시와 산문을 직접 선별해 묶은 ‘수주 시문선’(1959)도 있다. ‘수주 변영로 전집’의 영인본(전 4권)이 1989년에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