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폭력 시위>野 “민노총이 국정농단”… 與 “석방엔 문제없다”

정치권 반응

한국 “강성노조에 끌려 다녀”
민주 “민노총 스스로 고립돼”

야당은 4일 경찰이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경찰을 폭행하는 등 폭력시위를 벌이다 연행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25명을 모두 석방한 것을 두고 “법 위에 민주노총이 군림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은 석방 자체에 대해선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민주노총이 시위 과정에서 물리력을 사용한 것에 대해 “민주노총을 고립시켜 가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3일)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이 폭력 시위를 벌여 국회 담장이 무너지고 경찰과 취재진까지 부상을 입었다”며 “그런데도 현장의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연행된 25명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몇 시간 만에 모두 석방했다. 이는 민주노총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우리 공권력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법 위에 민주노총이 군림하고 있는 이 현실을 국민께서 어떻게 염려하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며 “민주노총은 스스로 촛불 대주주라는 맹신에 빠져서 사실상 국정을 농단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지만 민주노총 공화국으로 바뀐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법을 무시하고 공권력을 무력화시켜도 민주노총에는 치외법권이 있는 것 같다”며 “강성노조는 문재인 정권 출범의 최대 채권자인데 이번 불법 무력시위로 채무상환 청구서를 내밀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또다시 발목을 잡혀 강성노조 주문에 질질 끌려가지 않을까 심히 유감스럽다”며 “부채 의식에 사로잡혀 흔들리면 결국 노동개혁은 실패하고 국가 경제가 무너지는 만큼 강성노조와 절연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인신을 구속할 만한 특별한 범법 행위가 없었다면 민주 국가에서는 시위를 하다 연행됐다면 풀어주는 것이 맞는다”며 “물론 시위 과정에서 위법한 행위를 했다면 이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부 민주노총 인사가 시위과정에서 물리력을 사용한 것에 대해선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국회 담이 무너졌는데 이는 국민 입장에서는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시위 방식”이라며 “이런 방식은 민주노총을 더욱 고립시키는 만큼 투쟁 방식을 좀 더 현실적이고, 제도권 내에서 하려고 하는 전향적 태도를 가져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병철·최준영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