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박영선 임명 성토장’ 된 헌법재판관 청문회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사전 준비 문형배(오른쪽)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헌재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법사위, 문형배 후보 청문회

野 “靑 유감 표명전 진행 못해”
與 “청문 거부, 헌법정신 위배”

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8일)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장을 방불케 했다.

자유한국당은 두 장관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음에도 문 대통령이 이들을 임명한 것을 겨냥해 “청와대와 여당의 유감 표명 전엔 청문회를 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청문회를 거부하는 것은 헌법 정신 위배”라며 받아쳤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문 후보자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아직 2년도 안 된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이 13명이나 되는데, 이런 추세로 간다면 5년 임기를 마치는 동안 얼마나 많은 파행이 이뤄질지 걱정된다”며 “그런 면에서 오늘 인사청문회를 진행할지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은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범죄 혐의자까지 임명하는 ‘불통 대통령’에게 국민이 뭘 바라겠느냐”며 “오늘 청와대와 여당의 유감 표명, 재발 방지 약속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청문회를 진행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대통령 책임제 하에서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이유는 국회 동의권을 확보하는 차원이 아니고 국민에게 인사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해 민주적으로 통제를 하자는 소극적 방식의 일환”이라면서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까지 정쟁을 확장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청문회 파행 시도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춘석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에도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숱하게 문제 제기를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며 “하지만 한국당은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청문보고서를 끝까지 채택해 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표창원 의원은 “한국당은 새누리당 시절부터 지금까지 국정감사와 국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보이콧 등을 하며 총 16회를 파행시켰다”고 했다.

이에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민주당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니 기도 안 찬다”면서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8명, 이명박 정부 당시 17명의 장관급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주지 않았다. 국민의 목소리가 안중에도 없는데 이런 인사청문회를 우리가 과연 계속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