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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26일(金)
오지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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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여러분에게 “참 오지랖도 넓네”라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왠지 불쾌한 느낌이 들 것이다. ‘오지랖(이) 넓다’에는 그 본뜻을 넘어 상대를 무시하고 빈정대는 고약한 심사가 배어 있어서이다.

그런데 ‘오지랖’만 떼어 놓고 보면 그렇게 기분 나쁠 것도 없다. ‘오지랖’은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지시하는 한복 용어일 뿐이기 때문이다. 한복 용어로서의 ‘오지랖’은 신소설 ‘은세계’(1908)에 ‘오질압’으로 처음 보인다. 최남선이 지은 시조 ‘웅진에서’(1926)에는 ‘오질압ㅎ’으로 보이며, ‘옷자락의 압(앞)’이라는 소중한 주석이 달려 있다. ‘오질압ㅎ’이 1930년대 이후 문헌에는 ‘오질앞, 오지랖’으로 표기돼 나온다.

‘큰사전’(1957)에는 ‘오지랖’이 표준어로 올라 있으며, ‘옷질앞’이 그 비표준어로 제시되어 있다. ‘오질앞’은 이 ‘옷질앞’과 관련된 어형이며, ‘옷질앞’은 ‘옷잘앞’으로 소급한다. ‘옷잘앞’이 치음이었던 ‘ㅈ’ 앞에서 ‘ㅅ’이 탈락하여 ‘오잘앞’으로 변하고, ‘오잘앞’이 ‘오즐앞’을 거쳐 ‘오질앞(오지랖)’으로 변한 것이다. ‘옷잘앞’의 ‘옷’은 ‘衣’, ‘앞’은 ‘前’의 뜻이다. 그리고 ‘잘’은 중세국어 ‘오자락(옷자락)’의 ‘자락’에서 확인되는 ‘잘’로 ‘자락’의 뜻이다. 그리하여 ‘옷잘앞’, 곧 ‘오지랖’은 최남선의 주석과 같이 ‘옷자락의 앞’이라는 뜻이 된다.

한복 상의(上衣)에서 ‘오지랖’은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여밀 수 있는 폭이면 족하다. 이것이 넓으면 안에 있는 다른 자락을 지나치게 많이 덮게 된다. 이런 경우를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한다. ‘오지랖’이 넓어 다른 자락을 덮게 되는 것은, 마치 자기 영역을 넘어 남의 영역을 침범해 간섭하는 것과 같다. 그리하여 자기 일이 아닌 남의 일에 쓸데없이 참견하는 것을 빗대어 ‘오지랖이 넓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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