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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07일(火)
잡다한 현실… ‘단색조’로 잘라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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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민규, Gray Outline, 38×26㎝(28pcs), 2018
우리 사회에는 무수히 많은 시스템이 존재한다. 시스템은 ‘근대’의 또 다른 이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크게는 우주나 사회, 작게는 스마트폰 같은 기기조차도 효율을 위해서는 이것이 있어야 한다. 물론 그것은 역기능 또한 적지 않은 양날의 검 같은 것이다. 그것이 도구인 한, 그것은 쓰는 사람에 따라 결과가 판이해진다.

그렇다면 예술가는 시스템이란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시스템 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송민규이다. 그의 화면은 퍼즐 그래픽과도 같다. 눈앞의 잡다하고 세세한 장면들은 생략되고 단색조의 널찍한 면들로 정리된다. 가뜩이나 온갖 정보가 넘쳐나고, 소음과 과대포장으로 실체나 진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화가의 선택이다.

작가는 오차에 대한 강박관념은 몰개성을 재촉하며, 메커닉한 스텐실 방식으로 이미지를 구현해나간다. 그야말로 기호로 변해가는 결과는 무엇일까. 일체의 회화적 아우라를 제거한 명료한 화면 28개의 가변적 조합에 대해 관객은 어떻게 반응할까. 놀랍게도 우리 관객의 반응은 자율적으로 작용해 많은 지향적 경험들을 추출해낸다. 우리의 감각 특유의 관행 때문이 아닐까.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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