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盧정부서 진보 - 보수 가교 역할… 쓴소리 하는 ‘합리적 참모’ 평가

김우식은 누구…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은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총리’ ‘비서실장’ ‘총장’ 가운데 어떤 호칭이 좋은지 묻자 망설임 없이 ‘총장’을 꼽았다. 김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둘이 있을 땐 총장이라고 불렀다”며 “난 총장이라는 호칭이 제일 좋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1968년 연세대 화학공학과 교수로 시작해 학생처장, 총무처장, 대외부총장을 지내고 2000∼2004년 연세대 총장을 역임했다. 보직교수로 일할 당시 운동권 학생들을 보호하고 학교 재정 확충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을 ‘중도 보수주의자’라고 규정한 김 이사장은 2004년 2월 노무현 정부 두 번째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진보와 보수의 가교 역할을 했다. 1년 8개월간 노 전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하면서 합리적 관리형 비서실장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이사장은 청와대 참모진의 역할에 대해 “청와대에서 노출되는 건 대통령 한 명이어야 한다”며 “그림자처럼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게 보좌하는 게 비서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지 6개월 만에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청와대는 정부 부처의 모든 역할을 종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토털 로드맵’을, 각 부처는 ‘디비전 로드맵’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김 이사장은 주문했다. 과기부 장관 시절, 노 전 대통령을 8번 찾아가 설득해 과학기술공제회에 기금 2000억 원을 예산으로 충원, 과학기술인의 생활안전 장치를 마련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김 이사장은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을 비롯해 국민안전안심위원회 위원장, 과학문화융합포럼 이사장 등 현재 맡고 있는 직책만 4개가 넘는다. 2017년에는 국민안전안심위원회 위원장 직을 고사하기도 했지만, 활동 취지에 공감해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다. 한국 나이로 올해 여든이 된 김 이사장은 “나이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건강을 챙기면서 다 태우고 떠나려 한다”며 여전히 일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1940년 충남 공주 출생 △강경상고, 연세대 화학공학과 △연세대 화학공학과 교수, 학생처장·총무처장·대외부총장, 제14대 연세대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대통령 비서실장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