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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15일(水)
‘라마단’ 기간엔 왜 테러가 잦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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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이슬람 신자들이 1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모스크 돔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알아크사 모스크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승천했다고 알려진 곳이다. 전 세계의 이슬람교도들은 밤에 기도하고 일출과 일몰 사이에 금식하면서 라마단을 보낸다. EPA 연합뉴스
본래 자기성찰 기간 … IS “순교땐 축복” 선동 ‘공포의 달’로
2016년 421명 테러 희생 … 올 말레이선 암살모의 4명 체포


‘라마단 기간 신변 안전 유의.’

올해 5월 6일부터 6월 5일까지 진행되는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을 앞두고 이슬람 문화권에 위치한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공지다. 공지는 “테러 전문가들에 의하면 라마단 직전 또는 라마단 기간에 세계 곳곳에서 테러 조직들이 테러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니, 신변 안전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외교부는 최근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는 물론, 각 지역 대사관을 통해 안전 공지를 내렸다. 우리나라뿐 아니다. 세계 각국 외교부 역시 자국민에게 “라마단 기간에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한다. 실제 최근 몇 년간 라마단 기간 전후로 전 세계 곳곳에서 각종 극단주의 테러가 빈번했다.

비 이슬람교도에게는 라마단 기간이 가히 ‘공포의 금식월’로 인식될 만하다. 이슬람교도들은 이러한 라마단에 대한 인식이 달갑지 않다. 오히려 라마단의 의미에 대해 마음을 정화하고, 폭력과 탐욕에서 벗어나는 ‘사회 안정화 기간’이라고 말한다. 이슬람국가(IS) 등 일부 과격한 극단주의 테러조직의 그릇된 신념에서 빚어진 잘못된 인식일 뿐 대다수의 이슬람교도에게는 성스러운 의식이라는 설명이다. 라마단 때마다 따라오는 테러 위험, 왜 이러한 인식이 심어졌을까?

◇극단주의 테러 집중=14일 말레이시아 경찰은 종교시설을 겨냥한 폭탄 테러와 요인 암살 등을 저지르려던 IS 추종자들을 체포했다. 피의자들은 라마단 기간 중 비(非) 무슬림 종교시설과 위락시설 등에서 폭탄을 터뜨리고 현지 주요 인사 4명을 암살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5일과 7일 쿠알라룸푸르와 수방자야, 트렝가누주(州) 쿠알라 베랑 등지에서 테러 혐의로 남성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압둘 하밋 바도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 4명은 모두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IS 테러 단체에 충성을 맹세한 이들”이라고 말했다. 주모자의 집에서는 주변국을 통해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급조폭발물(IED) 6발과 9㎜ 권총 1정, 총탄 15발이 발견됐다.

IS는 라마단 때 순교하면 더 많은 축복을 받는다고 가르친다. 이에 따라 테러범들은 종교적으로 성스러운 시기에 ‘순교’하길 원하게 된다. IS도 라마단을 맞아 조직원과 추종자들에게 공격을 부추기는 지령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유포한다.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라마단을 앞두고 약 5년 만인 지난달 29일 영상에 등장한 점도 라마단 테러를 목표해 지지자 결집을 노린 것으로 분석했다. 바그다디는 2014년 6월 이라크·시리아에 IS 통치 국가를 선포할 때도 라마단 기간을 택했다.

실제로 이슬람 테러조직들이 라마단 기간에 테러를 집중적으로 일으켜왔다. ‘피의 라마단’이라고 불릴 정도다. 2016년 라마단(6월 6일∼7월 5일)을 전후해서는 방글라데시 음식점 테러(6월 1일), 요르단 난민촌 차량 폭탄 공격(6월 7일),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테러(6월 12일),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 테러(6월 28일) 등이 발생했다. 당시 한 달 남짓 극단주의 테러로 421명이 숨지고 729명이 다쳤다. 2017년 라마단(5월 27일∼6월 25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라마단을 앞두고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5월 22일)가 벌어졌고, 런던브리지 테러(6월 3일), 런던 모스크 테러(6월 19일),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테러(6월 19일), 벨기에 브뤼셀 테러 시도(6월 20일) 등이 발생했다. 2018년 라마단(5월 17일∼6월 15일)에도 라마단 직전인 5월 13일부터 14일에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등에서 성당, 교회,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올해도 테러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1일 부활절 축일 스리랑카 교회에서 수백 명이 사망한 폭탄 테러가 벌어지기도 했다.

◇진정한 라마단은 평화=이슬람교의 라마단은 기독교의 사순절처럼 내면적 성찰과 금욕의 시기다. 라마단 순교(테러)는 라마단의 정신과 관계가 없다는 게 무슬림의 주장이다. 라마단 기간에 테러를 하면 공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테러 단체가 라마단 기간을 노릴 뿐 순교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무슬림들은 오히려 라마단이 IS 등의 테러 집단으로 인해 테러 이미지로 오해받고 있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라마단은 원래 사회를 더 안정시키는 기간이라고 한다. 라마단의 본질은 전쟁 혹은 폭력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의미다. 라마단 때 무슬림은 폭력·화·시기·탐욕·중상 등을 삼가야 하고, 무슬림은 라마단의 이러한 규칙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를 계기로 인내와 자제력을 배우고, 소외된 사람들을 되돌아볼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게 본래의 취지다. 무슬림은 라마단 기간에 금식과 하루 5번의 의무 기도, 자기성찰, 회교 사원에서의 공동기도, 코란 독서, 자선 및 구호를 통해 과거의 죄를 용서받고 축복을 받기를 희망한다. 폭력적인 테러와는 기본적으로 상충될 수밖에 없다. 이슬람에서는 이로 인해 라마단 기간에 반(反) 테러를 호소하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미국의 중동 전문지 미들이스트포럼은 “테러 분자들은 이슬람교와 무관한 테러리스트들일 뿐”이라며 “이슬람교도들은 무차별적 학살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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