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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15일(水)
“우리 가락 통달한 世宗의 음악철학을 曲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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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봉을 든 박호성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이 지난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단원들과 ‘세종음악기행’ 시연을 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 ‘세종음악기행’ 지휘자·작곡가에게 들어보니…

‘세종 오늘날 작곡한다면’주제
작곡가 5명이 모여 6곡 작업

“실록에 실렸던 악보 재가공
박자 붙여 새로운 곡 만들어
가능한 세종 때 악기로 연주
여민동락 정신 합창곡에 담아”


“두렵습니다.” 박호성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은 ‘세종음악기행-작곡가 세종’ 공연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15일 오후 7시 30분에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이 공연은 조선의 임금 세종을 음악가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이다. 세종은 한글 창제 등의 업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모든 음 체계의 바탕이 되는 기본 율관(律管)을 사용해 음높이를 직접 제정한 음악가였다. 어렸을 때부터 음률 공부를 했던 그는 새로운 악기와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기록하는 악보를 창안했다. 박연 등의 도움을 받아 당시 지배적이었던 중국 음악뿐 아니라 고려 음악을 정리해 우리만의 것으로 백성과 소통하고자 했다.

“세종께서 건국 초기의 새 나라 기틀을 세우며 여러 가지 혁신 작업을 하셨는데, 음악에도 새로운 사고가 어려있습니다. 그것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세종께서도 두려우셨을 것입니다. 이번 공연은 그분의 음악을 오늘에 맞게 재현한 것인데, 이 새로운 시도가 우리 시대의 관객들에게 과연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 저희도 두렵습니다.”

박 단장은 이 두려움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시도를 하는 것이 세종의 정신을 받드는 것임을 믿는다고 했다. 지난 10일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이뤄진 시연(試演)에서 박 단장은 새 시도를 하는 사람 특유의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지휘를 받아 70여 단원과 객원 연주자들이 만들어낸 음향은 웅장함과 유장함의 하모니로 듣는 이를 매료시켰다. 빠른 박자를 몰고 가는 타악기의 경쾌함은 세종이 어딘가로 달려가며 호탕하게 웃는 듯한 모습을 떠올리게 하더니 어느새 조용히 사색하는 듯한 선율로 이어졌다.

이번 공연은 총 6곡으로 구성됐다. 작곡 능력을 지니고 있었던 세종이 오늘날 곡을 만든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국악 작곡가 5명이 작업을 했다. 그 작곡가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세종은 우리 가락의 미학인 율려(律呂)에 통달한 후 기본음을 만들었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만든 종묘제례악을 우리가 지금껏 연주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경우입니다. 세종의 음악에 담긴 철학을 생각하며 이번 곡을 만들었습니다.”(박일훈)

“세종장헌대왕실록(世宗莊憲大王實錄)에 악보가 실려있습니다. 음높이는 있는데 박자가 없지요. 가사도 모든 음에 다 붙어 있지 않습니다. 그 악보를 재가공해서 새 곡을 만들었습니다. 세종 시대의 시간이 아름답게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김백찬)

“중국 율을 그대로 쓰지 않고 우리만의 새 음악을 창조하려 했던 그 정신에 바치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콘트라베이스 등 서양 악기도 활용하지만, 가능하면 세종 때의 악기로만 연주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황호준)

“백성과 함께 웃고 울고자 하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마음을 합창곡으로 표현했습니다. 일반인도 따라 부를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강은구)

“신용비어천가를 뮤지컬곡으로 만들었습니다. 세종이 이 시대에 태어났으면 보통 사람과 소통하려고 애썼을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했지요. 힘든 작업이었으나, 현대인들이 국악의 화음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강상구)

이번 공연은 서울시 예술단들이 함께한다.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이 연출을 맡았고, 극단 배우들이 출연해 음악에 스토리를 입힌다. 서울시합창단과 함께 뮤지컬 배우 박소연이 노래를 부르고, KBS 국악대상에서 가악상을 수상한 이후 뛰어난 활약을 펼쳐온 하윤주, 김나리 등도 참여한다. 세종의 음악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송혜진 숙명여대 교수(국악방송 사장)가 해설자로 나선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mail 장재선 기자 / 문화부 / 부장 장재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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