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올드보이’가 아니라 ‘뉴트로’다. 김현철·바비킴·최백호 등이 최근 레트로에 트렌드를 더한 감성으로 다시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13년 만에 컴백한 김현철은 “가을에 나올 10집은 LP와 카세트테이프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 올드보이 가수들 잇달아 컴백
데뷔 30주년 맞이한 김현철
프리뷰 공개후 10집 발매키로
바비킴도 4년 만에 미니앨범
R&B 바탕에 새 분위기 입혀
정태춘·최백호도 활동 꾸준
4050세대엔 향수 일으키고
2030들에겐 낯선 감성 선사
김현철, 바비킴, 정태춘, 최백호 등 가요계에 레트로(Retro·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1980∼1990년대 유행하던 시티팝, R&B 솔(Soul), 포크 등 아이돌 댄스 뮤직 일변도에서 벗어난 다양한 음악들이 그 시대의 향수를 기억하는 4050 세대는 물론 그 시대에 낯선 2030 세대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뉴트로(New+Retro·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것)’ 신드롬으로 번져 가고 있다.
김현철은 지난 2006년 9집 앨범 활동 이후 13년 만에 새 앨범을 냈다. 23일 5곡으로 이뤄진 미니앨범 ‘10th-프리뷰(Preview)’를 음원으로 먼저 공개하고, 가을엔 다른 곡까지 더해 10집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1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철은 “어느 날 문득 음악이 싫어져서 컴퓨터와 기타까지 다 팔아버리고 음악을 그만뒀는데 최근 갑자기 음악이 재미있어지면서 새 앨범을 내놓게 됐다”며 “꼭 기념하려고 했던 건 아니지만 올해 데뷔 30주년이 됐고, 지금은 음악 작업을 하는 게 너무 즐겁고 설렌다”고 말했다.
김현철은 1989년 1집 ‘춘천 가는 기차’로 데뷔한 원조 싱어송라이터다. 직접 작사·작곡하고 노래 부르는 가수가 드물던 시절, 기타를 둘러메고 나와 경쾌하면서도 재즈풍이 감도는 팝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대 안의 블루’ ‘달의 몰락’ ‘왜 그래’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다. 2006년 음악 작업을 중단한 후에는 라디오 DJ로 지냈다. MBC ‘복면가왕’의 패널 판정단으로도 출연했다.
“내가 했던 음악인 시티팝이 2∼3년 전부터 다시 유행하면서 용기를 얻었다. 올해 초 학전소극장에서 정말 오랜만에 공연했는데 그때 모인 관객들을 보고 오히려 내가 힐링이 됐다. 음악이 재미있어졌고, 다시 기타를 사서 곡을 쓰기 시작했다.”
30년 전의 음악을 꺼내 들었지만 조금씩 변화를 줬다. 마마무, 죠지 같은 후배들과 협업을 했고, 한 목사의 책에 감명받아 종교적 염원을 담은 ‘열심’이라는 노래를 지었다. 그는 “젊었을 때는 음악이 나의 권리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음악이 의무임을 안다. 뮤지션으로서 나는 음악을 만드는 것까지 하고 그렇게 나온 음반이 내 손을 떠나면 그때부터는 오롯이 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면서 “10집은 LP와 카세트테이프로 내고 싶다. 최백호 선배님을 비롯해 박정현, 백지영, 정인 등 선후배 가수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R&B 솔의 대부로 불린 바비킴은 4년여의 공백을 끝내고 돌아온다. 17일 오후 6시 미니앨범 ‘스칼렛(Scarlette)’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2014년 10월 4집 ‘겨울’ 이후 오랜만이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 곡 ‘왜 난’을 비롯해 5곡이 수록됐다. ‘왜 난’은 직접 작곡한 노래다. 떠나간 여인과의 재회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또 다른 자작곡인 ‘끝까지’는 에픽하이 타블로가 피처링했다.
바비킴은 2015년 1월 항공 티켓 발권 시비 때문에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항공사가 발권을 실수하는 바람에 생긴 오해와 소동이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바비킴은 1994년 레게 밴드로 데뷔했으나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04년 ‘고래의 꿈’이 히트하면서 뒤늦게 스타 덤에 올랐다. 솔풍의 독특한 보이스로 특히 여성팬에게 인기를 끌었다. ‘사랑…그놈’ ‘틱 택 토(Tic Tac Toe)’ 등이 연달아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 OST 작업도 많이 했다. 이번에도 R&B 솔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4년 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태춘은 지난 3월 새 앨범 ‘사람들 2019’를 발표했다. 2012년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이후 7년 만이었다.
앨범에는 타이틀 곡 ‘연남 봄날’과 ‘외연도에서’ 등 신곡 2곡과 2집의 수록곡 ‘이런 밤’ 등이 있다. 새것과 옛것을 버무려 새로운 융합을 꾀했다. 특히 ‘사람들 2019’는 8집의 ‘사람들’을 현재의 트렌드에 맞게 다시 쓴 것이다. 간결한 반주와 목소리로 가사에 대한 집중력을 높였다.
197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최백호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오랫동안 SBS 러브FM(103.5㎒)에서 ‘최백호의 낭만시대’를 진행해 왔는데 지난 4월 KBS 1TV ‘가요무대’에서 자신의 대표곡 ‘낭만에 대하여’를 열창해 새삼 젊은 세대에게 주목받았다. 최백호는 김현철의 새 앨범에도 참여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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