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약 新안전지대 미래 안심사회 연다>의료기기 생산 6兆 돌파… 新치료법 개발 혁신경제 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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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국내 의료산업 성과와 전망

작년 생산액 6조5111억원
최근 5년간 年 9% 급성장
수출액도 3조9273억 달해

‘혁신기기 지원법’ 국회 통과
사업우대·비용면제 등 혜택
AI·로봇기술 접목 산업 육성

오는 29일 제12회 의료기기의 날을 앞둔 가운데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생산실적이 처음으로 6조 원을 돌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 의료기기 지원법 제정을 계기로 의료기기 생산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의료기기의 날은 안전한 의료기기 공급에 대한 각 산업 부문 간 인식을 공유하고, 의료기기인의 교류와 화합을 통해 의료기기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함양하기 위해 식약처 등 관련 단체의 합의로 제정됐다.

특히 5월 29일을 의료기기의 날로 제정하게 된 것은 그동안 약사법에 의해 규율되어 왔던 의료기기 관련 산업이 2003년 5월 29일 의료기기법의 제정과 시행에 따라 약사법과는 독립된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 것을 기념하는 뜻에서다.

국내 의료기기 생산액은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6조5111억 원으로 처음으로 6조 원을 돌파했다. 전년도 실적(5조8232억 원) 대비로는 11.8% 증가한 수치이며 최근 5년 추세를 보면 매년 평균 9.0%씩 성장하고 있다. 의료기기 생산이 가파르게 늘면서 이 분야 수출 역시 늘었다. 지난해 의료기기 수출액은 3조9273억 원으로 전년도 수출액(3조5782억 원)보다 11.0%가 늘었다. 지난해 의료기기 수입액이 4조2791억 원으로 3067억 원의 무역 적자가 발생했지만, 전년도 적자 규모에 비해서는 18.1% 감소한 수치다.

의료기기 품목별로는 치과용 임플란트 생산이 1조731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범용 초음파영상 진단장치(5247억 원), 성형용 필러(2271억 원) 등 순이었다. 치과용 임플란트 생산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인구 고령화와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치과용 임플란트는 2016년 7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연령이 70세에서 65세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시술된 치과용 임플란트 개수 역시 2016년 48만5365개에서 지난해 65만115개로 크게 늘었다.

수출이 가장 많았던 품목은 범용 초음파영상 진단장치(6467억 원)였으며, 치과용 임플란트(2718억 원), 성형용 필러(2341억 원)가 뒤를 이었다. 특히 수출 상위 30개 품목 중 전년 대비 수출이 크게 늘어난 품목은 에이즈, B형·C형 간염 등 면역검사 시약으로 2017년 499억 원 대비 955억 원으로 91.3% 증가했다. 이집트로의 수출(299억 원)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치과용 임플란트도 지난해 수출액이 2718억 원으로 전년(2296억 원) 대비 18.4% 증가했으며 혈당 측정지 등 체외 진단용 시약도 지난해 5219억 원으로 전년 (4023억 원) 대비 수출액이 29.7% 증가했다. 국가별 의료기기 수출액은 미국 6807억 원, 중국 6213억 원, 독일 2829억 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집중 육성을 지원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로봇기술, 3D 프린팅 등의 기술이 접목된 자동화 시스템 로봇 수술기 및 환자 맞춤형 정형용 임플란트 등의 혁신형 의료기기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혁신형 의료기기 생산액은 2016년 8000만 원 수준에서 2017년 22억 원, 지난해 36억 원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또한 체외 진단 의료기기의 생산 및 수출실적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체외 진단 의료기기 생산액은 2014년 2849억 원에서 지난해 4160억 원으로 늘었고, 수출액은 같은 기간 2631억 원에서 5219억 원으로 배가량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체외 진단 의료기기 수출 비중은 2017년 11.2%에서 지난해 13.1%로 늘어나는 추세다.

의료기기 산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의료기기 기업 3283곳 중 81%가 매출 10억 원 미만에 그치는 등 영세한 기업이 많아 정부 지원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 왔다. 지난달 ‘의료기기 산업 육성 및 혁신 의료기기 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의료기기 산업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해당 법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을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으로 인증해 국가연구개발사업 우대, 연구시설 건축 특례, 각종 부담금 면제 등 다양한 지원으로 기술경쟁력 강화를 통한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추진한다. 여기에 식약처는 기존 의료기기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된 의료기기를 복지부와 협의해 혁신 의료기기로 지정한다. 혁신 의료기기는 단계별로 심사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의료기기에 비해 우선 심사하는 등 신속히 제품화해 새로운 의료기술을 활용한 치료 기회를 국민에게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혁신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제조기업 인증제를 도입하여 허가 시 제조 및 품질관리체계 평가자료 등의 중복자료 제출을 면제하고,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계획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실시하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이 법은 공포 1년 후부터 시행되며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관련 하위법령 및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해 의료기기 산업 육성 및 국민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차질 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의료기기 산업 육성 및 혁신 의료기기 지원법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정을 통해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으며, 우수한 의료기기의 신속한 제품화를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