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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베이스볼 스펙트럼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2일(水)
프로야구 ‘보양식’… 김태균 “귀 달린 장어 먹고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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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온 여름… 프로야구 선수 각양각색 ‘보양식’

이영준 “부모가 보내준 굼벵이 먹죠”

음식 가리지 않는 최정·최항 형제 “밥이 보약”
원기회복 뛰어난 장어·도핑 걱정 없는 홍삼 인기
외국인 선수들 호기심뿐… 비계 없는 고기로 대신


비와 함께 잠시 주춤했지만 내일부터 무더위가 시작된다. 이른 여름. 서울, 광주, 수원, 창원은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돌게 된다. 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은 체력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짧게는 2시간 반에서 길게는 4시간 이상 경기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더위는 가장 괴로운 ‘적’. 그래서 10개 구단은 식단 관리에 공을 들인다. 소모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고기는 매일매일 빠짐없이 저녁 메뉴에 등장하고, 쉽게 챙겨 먹을 수 있는 홍삼과 비타민 음료 등을 더그아웃 냉장고에 넣어둔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경우 성인 남자 하루 권장섭취량의 2배 수준인 5000㎉의 열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고단백, 고탄수화물 위주의 고에너지식을 먹는다. 내 몸은 내가 지켜야지. 더위를 이기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선수들이 늘어났다.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각종 보양식으로 기력을 보충했다. 특히 현역 시절엔 뱀, 녹용 등 안 먹어본 음식이 없을 정도다. 2006년 세상을 떠난 부친 선판규 씨가 아들을 최고의 선수로 키우기 위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닌 건 잘 알려진 이야기다. 몸에 좋다는 보양식을 찾기 위해서였다.

요즘 보양식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건 장어다. 장어는 뛰어난 원기회복 효과를 지녔고 단백질, 철분, 비타민 등을 공급받을 수 있다. NC의 주전 포수 양의지는 자타가 공인하는 ‘장어 마니아’. 장어를 무더운 여름철은 물론 시즌 내내 즐겨 먹는다. 한화의 간판타자 김태균은 ‘귀 달린 장어’를 특히 선호한다. 강원도 산골에 사는 아버지 친구가 보내주는 귀 달린 장어는 김태균에게 가장 든든한 우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의 불펜투수인 오승환은 삼성 시절 ‘장어파’의 일원이었다.

키움의 좌완투수 이영준은 굼벵이 없인 못 산다. 부모가 직접 ‘공수’하는 굼벵이를 갈아 물에 타 먹는다. 굼벵이는 간을 보호하고 기력을 충전하는 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영준은 “굼벵이는 고단백 식품이고, 특히 어머니와 아버지의 정성이 담겨 있어 먹고 나면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며 “굼벵이를 입에 넣을 때마다 항상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화의 내야수 송광민은 매일 장뇌삼을 한 뿌리씩 먹는다. SK의 외야수 한동민과 NC의 좌완투수 구창모는 기력이 떨어졌다 싶으면 삼계탕집을 찾아가 기력을 보충한다.

한때 용봉탕(자라), 토룡탕(지렁이), 뱀탕, 개소주 등 ‘혐오식품’과 한약이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혔다. 하지만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올 수 있어 최근엔 ‘전통’ 보양식과 한약을 꺼리는 선수가 많다. 한약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구단에 보고하고 약물검사 안전성 여부를 따진 뒤 섭취한다.

그래서 도핑 걱정이 없는 홍삼이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홍삼은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피로 해소와 지구력 증진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은퇴)은 현역 시절 홍삼으로 무더운 여름 날씨를 이겨냈다. 이승엽은 국내 유명 홍삼 브랜드의 TV 광고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화와 SK 등은 여름이 되면 아사이베리와 홍삼, 비타민 등을 선수단에 제공한다. 손차훈 SK 단장은 “선수들은 걸쭉한 보충제보다 목넘김이 쉬운 액체 형태의 보충제를 좋아한다”면서 “그래서 홍삼과 아사이베리 등을 선수단에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보양식을 따로 챙겨 먹지 않는 선수들도 있다. 끼니를 중요하게 여기는 ‘실속파’인 셈. SK의 형제 최정과 최항은 “밥이 보약”이라고 강조한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면 별도의 보충제 없이 체력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항은 “특별히, 달리 챙겨 먹는 건 없다”면서 “형이나 나나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프로야구는 주말을 제외하면 대부분 야간경기를 치른다. 그래서 오전 10시쯤 잠자리에서 일어나 점심은 국수 등으로 가볍게, 간단하게 배를 채운다. 그리고 오후 4시부터 저녁을 먹는다. 야간경기는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되기에 든든하게, 미리 먹은 저녁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경기 시작 두 시간을 앞두고 식사, 먹은 걸 다 소화한다. 저녁 메뉴는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대부분 육류 위주로 식단이 짜인다. 야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경기 시간이 길다. 그래서 게임 중간중간 삶은 달걀, 바나나, 요구르트, 과일 등의 간식을 섭취하며 영양을 보충한다. 바나나는 에너지를 빨리 공급해주고, 근육이 뭉치는 걸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외국인 선수들에겐 보양식이란 개념이 없다. 따로 챙겨 먹는 것도 없다. 한화 관계자는 “보양식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 선수가 있지만, 호기심 차원일 뿐”이라면서 “외국인 선수들은 맵거나 짜지 않고, 비계가 없는 고기를 먹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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