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오락가락 지표…‘취약한 한국경제’ 방증

4월 산업활동동향

수출 6개월연속 마이너스
경기 둔화 탈피 버거울듯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은 휴대전화가 새로 출시되고 최근 반도체 생산이 늘어난 효과에 힘입어 생산과 투자가 두 달 연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소매 판매는 한 달 만에 다시 위축되고 제조업 출하는 줄어드는가 하면, 재고는 늘어나는 등 경제지표가 매월 엇갈리는 혼선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둔화 추세가 장기간 지속해 단발성 이슈에 따라 경제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된 점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취약해졌다는 방증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경기를 나 홀로 견인했던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경기 둔화 국면에서 탈피하기에는 당분간도 버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제조업은 전월보다 1.7%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6.5%, 석유정제 생산이 11.2% 늘면서 제조업 증가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제조업 출하와 재고가 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출하는 14.1% 줄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2.5% 늘었다. 제조업생산능력은 전월 대비 0.6%,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신제품 생산과 출하 시차가 있어서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1.2% 감소해 한 달 만에 다시 위축됐다. 특히 내구재 판매는 전달보다 4.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9월(-6.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준내구재와 비내구재 판매도 각각 0.2%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큰 폭으로 증가했던 3월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라며 “앞선 3월에는 미세먼지 영향에 따른 가전 구매와 통신기기 신제품 출시 소비 등으로 소매판매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