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1.1.25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World & Idea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2일(水)
자유냐 돈이냐, 기로에 선 대만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황성준 논설위원

차이잉원 총통, 일국양제 반대
중국 의존 벗고자 신남향정책
국가 정체성, 대선 최대 이슈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9일 “일국양제(一國兩制)는 대만인의 선택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날 홍콩에서 벌어진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를 보고 이렇게 천명한 것이다.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이후 최대 규모 시위가 홍콩에서 일어났다. 103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한 이번 시위의 핵심 구호는 ‘반송중(反送中)’이었다. 중국을 범죄인 인도 대상 지역에 포함한 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시위였다. 그러지 않아도 2015년 중국 공산당 비판 서적을 팔던 서적상 5명이 중국으로 몰래 잡혀가는 등, 홍콩의 반중(反中) 인사들이 탈법적으로 중국에 끌려가는 일이 발생해 홍콩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제 ‘합법적으로’ 데려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1997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은 갖되, 홍콩에 고도의 자치와 사법 독립, 언론 자유를 보장한다’는 일국양제 원칙을 약속하면서 홍콩을 영국으로부터 돌려받았다. 그런데 차이 총통이 “일국양제 하에서 22년 만에 홍콩인의 자유는 더는 당연한 것이 아닌 것이 됐다”며, “대만이 깊은 경각심과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문제는 바로 이 일국양제가 중국이 대만에 제시하는 통일 모델이란 점이다. 따라서 ‘대만 사람은 민주를 사랑하고 우리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견지한다’고 말해야 한다는 차이 총통의 메시지는 중국의 통일 방안을 거부한 것이 된다.

현재 대만은 내년 1월 11일 치러질 총통 선거 및 총선을 앞두고 여러 정파가 계산기 두드리기에 여념이 없다. 차이 총통도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내년 선거에서의 최대 이슈는 중국과의 관계, 그리고 이와 밀접히 결부된 경제 문제다. 차이 총통의 민진당 정부는 탈(脫)중국 노선을 취했다. 심지어 국호 변경 및 대만 독립 문제를 부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이 이런 움직임에 경제 보복을 가하자, 대중 경제 의존도가 높은 대만 경제는 휘청일 수밖에 없었다. 차이 총통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자 동남아, 더 나아가 인도·호주 등과 연계하는 신남향정책을 추구했으나 당장 가시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못 살겠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민진당의 아성인 가오슝(高雄)마저 국민당에 내주고 만 것이다.

이런 시점에 터진 홍콩 시위는 차이 총통에게 상황 반전을 위한 호재가 될 수 있다. 또, 미국 국방부가 지난 1일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언급한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버리고 대만 독립을 지원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는 6일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계속 군사장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10일 “미국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해 잘못을 고칠 것을 요구했다”며 “‘2개의 중국’을 만들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통일이냐 독립이냐 현상유지냐는 대만의 인구 구성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고산족(高山族)이라 불리는 대만원주민은 한족(漢族)이 아니다. 언어도 오스트로네시아어족이다. 이들은 2%에 불과해 영향력이 거의 없다. 한족은 본성인(本省人)과 외성인(外省人)으로 나뉜다. 흔히 대만인으로 불리는 본성인은 명·청 때 이주해 온 한족인데, 다시 혹로(福佬)와 하카(客家)로 나뉜다. 혹로는 민난어에서 파생된 대만어, 하카는 하카어를 사용한다. 이들 대부분은 표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이중언어사용자다. 외성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민당 정부와 함께 옮겨온 중국인을 가리킨다. 국민당은 외성인, 민진당은 본성인이 주요 지지기반이다.

외성인 대부분은 중국인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본성인 정체성은 중국인, 대만인, 대만 중국인 등으로 분열돼 있다. 그동안 대만인이 중국인의 압제 속에 살았다고 여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륙에서 쫓겨 온 국민당 정부는 과거 학교와 공공기관에서 대만어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강한 ‘중국화 정책’을 추구했다. 과거 ‘대만 민주화 운동’은 외성인에 대한 본성인의 항거란 성격도 내포하고 있었다. 민진당 정권이 장제스(蔣介石)는 물론 쑨원(孫文) 지우기에 앞장서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국은 과거 대만을 ‘자유중국’이라 칭하다가, 중국과 수교하면서 내동댕이쳤다. 한때 한국∼대만 직항로를 폐쇄하기도 했다. 화웨이 사태로 대변되는 미·중 대립은 한국이 거대한 중국시장에 부속된 ‘큰 홍콩’이 되느냐, 아니면 미국·일본과의 ‘민주동맹’으로 나가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안미경중(安美經中)식 정경분리 노선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 많이 본 기사 ]
▶ ‘이용구 블랙박스’ 없었다더니…수렁에 빠진 경찰
▶ 박소현, 4월26일 깜짝 결혼 발표…누구랑?
▶ ‘백신 새치기’ 들통난 양심불량 장군 군복 벗어
▶ 바이든 행정부 “대만 압박 그만두라” 中에 공식 경고
▶ 저무는 맥그리거 시대…포이리에에 생애 첫 TKO패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김시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3R 공..
신규확진 392명, 주말 영향 다시 300..
화기애애한 여당의 서울시장 선거운..
틱톡서 유행하는 치명적 ‘기절 게임’…..
“자위해봐” 미성년자 성착취 21세…법..
‘이용구 블랙박스’ 없었다더니…수렁에 빠진 경..
topnews_photo “블랙박스 확인 사실”…진상조사 결과 따라 후폭풍 예고경찰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운전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도 이를 덮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경찰..
ㄴ 이용구 사건 피해자 “경찰이 폭행 담긴 영상 봤다”…경찰측 “일부..
광복회, 추미애에 ‘독립운동가 최재형상’ 수여 논란
정부 “향후 거리두기 단계 조정 논의 중…주중에 결..
‘백신 새치기’ 들통난 양심불량 장군 군복 벗어
line
special news 박소현, 4월26일 깜짝 결혼 발표…누구랑?
박소현이 라디오와의 깜짝 결혼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 22일 SBS 러브FM ‘박소현의 러브게임’ 공식 SN..

line
바이든 행정부 “대만 압박 그만두라” 中에 공식 경..
‘경찰도 아닌데’… 칼부림 인질범과 대치한 여기자
“BTS 불러주세요”…멕시코 팬들, 통신재벌에 호소
photo_news
저무는 맥그리거 시대…포이리에에 생애 첫 T..
photo_news
김새롬, ‘그알’ 정인이 편 관련 실언에 “경솔함..
line
[북리뷰]
illust
우리 눈 가리는 ‘욕망의 거품’ 과학으로 터트리다
[M 인터뷰]
illust
“당장 안쓰는 물건 ‘정리’하면 삶이 ‘정돈’될 겁니다”
topnew_title
number 김시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3R 공동 선두..
신규확진 392명, 주말 영향 다시 300명대로..
화기애애한 여당의 서울시장 선거운동
틱톡서 유행하는 치명적 ‘기절 게임’…10세 ..
hot_photo
한소희, ‘언더커버’ 촬영중 병원行..
hot_photo
안석환 “난생 처음 돈많은 역...딸..
hot_photo
배우 박은석 “연기 위해 자진입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