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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3일(木)
교착 돌파구 ‘톱다운’ 고수하는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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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걷는 文대통령-노르웨이 국왕 노르웨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2일 오슬로 왕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턱시도와 한복 차림으로 하랄 5세(오른쪽 네 번째) 국왕의 인도를 받으면서 만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노르웨이 국빈방문 연설 통해
南北 - 美北회담 필요성 강조

전문가 “한반도 평화 얘기뿐
北 비핵화 촉구 내용은 없어”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남북 및 미·북 관계의 ‘속도전’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수위는 조절한 ‘국민을 위한 평화’ 대북 구상을 발표했다. 미국 입장을 다소 감안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상 간의 담판 방식인 ‘톱다운’과 점진적·단계적 비핵화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북측에 더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을 위한 평화’라는 제목의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다”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깊이 하는 것이며, 대화의 의지를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6월 중 남북정상회담, 조속한 시일 내 미·북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문 대통령이 정상 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지난 2월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다시 미·북 관계가 진전될 기미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미국의 입장을 감안해 직접적인 남북정상회담 제안 등을 피하는 등 표현의 수위를 조절한 것은 그만큼 문재인 정부도 조심스레 국면을 관리하려는 의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여전히 미국보다 북한에 더 치우쳐 있고, 이로 인해 북한이 협상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무엇이 비핵화이고, 무엇이 체제보장인지를 정하고, 또 그에 따른 이행 과정은 몇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다는 걸 미국도 알고 그래서 실무 협상을 하자는 건데 북한은 여전히 무응답”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단 (정상끼리) 만나자고 주장하는 것은 미국의 방향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밝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한반도 평화는 평화 논의뿐 아니라 비핵화와 함께 가야 하는데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실질적 평화를 위한 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셈으로, 자칫 북한에 유리한 협상 국면으로 끌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고착돼 있는 미·북 관계를 풀어주기 위한 취지로 읽히지만,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결국 미국이 ‘바텀업’ 방식으로 전환하는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계속 ‘톱다운’ 방식을 주장해서는 중재자 역할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현지시간)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오후에는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인 베르겐을 방문해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군수지원함에 승선한다. 이어 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그리그가 살았던 집 방문을 마지막으로 2박 3일의 노르웨이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순방지인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향한다.

오슬로=민병기 기자·김영주·정철순 기자 mingming@munhwa.com
e-mail 민병기 기자 / 정치부 / 차장 민병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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