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지하관이 90%… 부실 통신구 등 연말까지 긴급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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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 안전강화 대책’ 발표

건설비比 유지보수비 10%뿐
노후관로 교체땐 국비로 대출
안전장비 투자땐 稅공제 추진

기관별 관리체계 일원화 위해
가칭 ‘국토안전관리원’ 설립
건설→ 유지강화 패러다임 전환

18일 발표된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은 사회간접자본(SOC) 관리의 패러다임을 신규 건설에서 유지 강화로 전환, 안전 투자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도로·철도 등 중대형 SOC에 비해 미흡하던 열수송관·통신구 등 지하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시설·기관별로 중구난방이던 관리 감독 체계를 일원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부가 KT 통신구 화재·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사고를 계기로 조사·점검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반시설물은 관리방식, 안전 투자, 관리·이행 체계, 정보화 등 다방면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1970년대부터 집중적으로 건설된 기반시설이 급속히 노후화하고 있지만, 유지관리를 위한 투자는 미흡한 실정이다. 중대형 SOC의 경우 30년 이상 된 비율이 저수지 96%, 댐 45%, 철도 37%, 항만 23% 등에 이른다. 지하시설물의 경우 20년 이상 된 비율이 통신구·송유관 등을 중심으로 90%를 넘어 10년 뒤 빠른 속도의 노후화가 예상된다. 안전투자가 늘고는 있으나 기반시설의 건설비 대비 유지보수비 비율은 10% 수준으로 50%에 달하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걸음마 수준이란 평가다. 중대형 SOC에 비해 지하시설물에 대한 관리가 부실한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됐다. 예컨대, 열수송관은 사업자가 자체점검 위주로 안전등급 부여 없이 관리하고 있었다. 국가 기반시설 전체를 총괄하는 일원화된 관리체계가 없고, 이력 관리나 통계도 산발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국비 증액과 공공·민간 투자 유도를 통해 매년 8조 원씩 2020∼2023년 4년간 32조 원을 기반시설 안전강화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로·저수지·하천 시설 등을 안전등급인 ‘C등급’(보통) 이상으로 관리하고, 노후 시설은 현대화를 추진한다. 열수송관·송유관·상하수도관 등 노후 관로를 조기에 바꿀 수 있도록 재정이 열악한 지역 사업자에게 국비 대출을 지원하고, 전력구·통신구 등은 난연케이블로 교체한다. 열수송·송유·가스관 등 고위험 관로 관리 기업이 안전장비·시설 투자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세특례법 시행령도 개정한다. 기반시설 안전투자를 적극 시행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국비 지원 대상 선정 시 가점을 주고 공공기관도 경영평가 시 실적으로 반영한다.

생활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을 조기에 발굴해 보수·보강 작업도 실시한다. 문제가 됐던 열수송관·통신구를 중심으로 지하시설물은 올해 말까지 긴급보수, 2020년 말까지 긴급보강을 벌인다. 열수송관의 경우 누수가 의심되는 지열차 발생 지역은 377곳으로 확인됐는데 올해 말까지 보수를 완료할 방침이다. 중대형 SOC에 비해 안전관리가 미흡하던 지하시설물의 경우 준공 후 20년이 되면 5년마다 정밀안전점검을 시행해 안전등급을 부여하고, 30년 이상 된 노후 관로는 성능 개선이나 교체를 원칙으로 관리키로 했다. 국가 기반시설 건설부터 유지관리까지 생애주기 전반의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국토안전관리원’(가칭)을 설립하고, 중대형 SOC와 지하시설물 등 15종 기반시설의 노후도, 점검·보수 이력 정보를 모아 빅데이터를 구축·활용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