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Fed의장을 이사로 좌천시키려 했다”

지난 2월 트럼프 “해고하고 싶다”뒤
백악관이 나서 법률검토 작업 마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정책에 대해 끊임없이 비난을 거듭해온 가운데 백악관이 지난 2월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끌어내리는 방안에 대해 법률검토 작업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Fed는 18~19일 이틀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돌입해 기준금리 인하 결정 여부가 주목된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월 파월 의장을 해고하고 싶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직후 백악관에서 파월 의장을 의장직에서 끌어내리고 Fed 이사직만 유지하는 방안에 대한 법률검토 작업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이 내린 결론이 정확히 무엇인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을 논의했다는 보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의장에서 이사로 좌천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과거 논란과 차이가 있다. Fed는 대통령이 상원 승인을 얻어 임명하는 7명 이사로 구성되지만 대통령이 Fed 의장을 해고하거나 끌어내리는 것은 전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파월 좌천 시도는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파월 의장의 영향력을 축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6개월 전 일어났다고 주장된 내용이다. 현재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관련 보도에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미셸 스미스 Fed 대변인은 “Fed 의장은 법에 따라 ‘정당하고 구체적 이유’에 의해서만 해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을 여전히 강등시키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글쎄,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파월 의장과 Fed가 자신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금리 인하를 결정할지 예의주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그는 “평평한 운동장을 원한다”고 밝혀 중국, 유럽 등에 맞대응해 Fed가 금리 인하 등 적극적 통화정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