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민 수백만명 내주부터 추방”… 트럼프 뜻대로 될까

법원 109만명 최종추방명령
구금된 사람 1만여명에 불과
206만명 항소중… 추방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다음 주부터 추방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격 발표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법적·물리적 걸림돌에 직면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방 판사들에 의해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109만여 명의 불법 이민자가 우선 추방 대상으로 예상되는데, 사법처리 명령집행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이민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의 반발도 추방 과정에서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연방법원에서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불법 이민자들은 총 109만1130명이지만 이 중 구금된 사람은 1만444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107만6688명은 구금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한, 최종 추방명령이 임박한 불법 이민자도 206만4750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항소 기간에는 법에 따라 추방할 수 없다. 전체 불법 이민자는 최대 120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WSJ는 아울러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사람을 추방하는 일도 어려운데, 현재 구금돼 있지 않은 불법 이민자를 찾아내는 일은 더 어렵고,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 추방을 실행할 계획인지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새라 피어스 이민정책연구소 정책분석가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은 2017년에 1만4000명 미만의 사람을 구금하는 데 그쳤다”며 “더 많은 불법 이민자를 신속하게 구금해 추방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WSJ는 추방에 앞서 더 많은 사람을 구금하는 일 또한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몇 달 동안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이 부족하다고 우려한 바 있다. 실제 대부분의 불법 이민자는 국경에서 구금된 후 며칠 내에 ICE나 국경경비대에 의해 미국으로 풀려난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