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은행원, 작년에 늘었다지만… 통계집계 방식의 변경으로 지난해 시중은행들의 임직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8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를 찾은 채용 희망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 뉴시스
- 금감원發 ‘은행권 고용 허수’
베이비부머 정년·희망퇴직탓
단일기준땐 직원수 감소 불구
파견업체 소속 헬프데스크 등
직원외 인원항목까지 포함시켜
고용인원 많아 보이려는 포석
금감원 “업권별 기준 통일한 것”
8월 일자리창출효과 공개예고
“디지털시대 자꾸 뽑으라니…”
은행권, 고용압박 부담감 호소
해마다 감소하던 일반은행의 임직원 수가 지난해 통계상 전년 대비 15.4%(1만3856명)나 급증한 것은 외부 업체 파견 직원 및 단기 아르바이트 등 기존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원이 대거 들어온 데 따른 ‘통계적 착시’로 나타났다. 정부가 민간 은행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해 공개하겠다며 ‘일자리 압박’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은행 고용 인원이 많아 보이도록 ‘통계 부풀리기’를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 창출 기조에 따라 은행들은 신규 채용을 크게 늘렸으나 베이비부머 세대의 정년퇴직, 희망퇴직 등 퇴직 바람이 불었던 여파로 기존 기준대로라면 2018년 임직원 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수백 명이 나갔기 때문에 자체 인원은 감소했다”면서 “금감원에서 인원 조사를 할 때 기존에는 파견 직원 및 아르바이트 직원인 ‘직원 외 인원’의 항목을 제외했으나 지난해 집계를 할 때는 ‘비정규 직원’의 항목으로 아르바이트 등 기한이 있는 계약직, 은행 점포에서 상주하며 일을 하지만 파견 업체 소속인 헬프데스크 인력 등 정보기술(IT) 인력이나 청원경찰 등을 모두 합쳐 이를 집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 은행의 경우 2018년 임직원 수에 통계 기준이 바뀌어 신규로 편입된 항목의 인원수는 953명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2017년 대비 129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B 은행은 2017년까지 기준으로 임직원에서 제외돼 온 ‘직원 외 인원’이 1911명으로, 이를 2018년 통계에 포함하면서 임직원 수가 크게 늘었다. 이 은행은 지난해 이외에도 시간제 계약직을 500명 채용했는데, 이 역시 임직원 집계에서 ‘비정규 직원’으로 포함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통계 계산 방식을 바꾼 것과 관련, “각 업권별로 집계 방식이 달랐었는데 이를 통일하는 과정에서 과거 포함되지 않았던 인원들이 들어오게 된 것”이라면서 “2018년에서 시계열이 끊어진 셈이기 때문에 그 이전과 같은 선상에서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통계 자료에 주석을 붙여 통계 방식이 변화했다고 밝혔으나, 숫자만 보면 은행의 고용 임직원 수가 급증한 것이다.
이들 인력이 은행의 임직원 수에 포함될 경우, 이들이 소속된 파견업체에도 고용된 인원으로 잡힌다. 또 시간제 근로자의 경우 다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고용 통계에서 중복으로 집계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다.
지난해 집계 방식을 바꿔 금융계 전 업권의 임직원 수 집계 방식을 통일했으나, 증권이나 보험 등 타 업권의 인원 변화는 크지 않았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만큼 은행은 정직원이 아닌 ‘직원 외 인원’이 많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희망퇴직이 대거 이뤄진 가운데서도 신규 채용을 늘린 은행들은 올해는 정부가 직접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해 우수 사례를 8월에 공개하겠다고 하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핀테크 등 금융의 디지털화(전산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은행 점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인력을 무조건 많이 뽑으라’는 압박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 2011년 5768개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 2017년 5000개 선이 무너져 4925개로 감소했다. 지난해는 4882개로 더 줄었다. 올해도 은행들은 지속적으로 점포 수를 줄이고 통합하고 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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