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앞으로 與 돕는일 없을 것” 경고

정개특위 위원장 자리 잃자
“선거제 개편안 의결 안되면
개혁 전선 와해될 수 있다”
민주당 “충분히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의 국회 정상화 협상 결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잃게 된 정의당이 “개혁 전선이 와해될 수 있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당내에선 “더는 정부와 여당에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부터 이어온 민주당과 정의당 공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지난주 협상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정의당이 맡고 있는 정개특위 위원장을 교체하는 것이었다는 게 세간의 평가”라며 “불신임 직전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살리고 정의당의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버린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협상을 이끈 민주당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정의당에 사전 협의는커녕 사후에도 어떠한 설명이 없었다”며 “이러면서 어떻게 개혁 공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지난달 28일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활동 기간을 8월 말까지 두 달 연장하고 위원장을 민주당과 한국당이 하나씩 맡기로 합의했다. 이에 정개특위 위원장이었던 심상정 의원은 “해고된 것과 다르지 않다”며 “1800만 촛불 시민의 대표정당을 민주당에서 정의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반발했다. 정의당 내에선 “앞으로는 민주당을 돕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관계자는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혁 협의안을 조속히 의결하지 않는다면 민주당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의당의 거센 반발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전에 정의당과 교감했던 내용과 반응, 이런 것이 달라서 저로서도 난감하다”고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제가 알기로는 정의당과 심 의원 측에 충분히 설명했다”며 “정의당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겠지만, 이인영 원내대표의 선택 폭이 제한적이어서 한국당과의 합의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