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금 일자리 확대’ 하반기 경제정책, 총선用 아닌가

정부가 1년에 두 차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는 취지는, 정책 의지를 보다 명확하게 공개함으로써 경제 주체들의 대응력과 경제 의지를 높이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3일 내놓은 하반기 방향을 보면 그런 효과는커녕 우려감을 증폭시킨다. 올 하반기는 문재인 정부 5년 임기의 절반이 지나가는 시기임에도 여전히 ‘세금 땜질’에 의존하고, 꼭 필요한 노동·규제 개혁은 시늉뿐이다. 민간을 위축시키는 정책으론 경제를 살릴 수 없다. 당국자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시정하지 않고 오히려 강화하는 것은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한 포퓰리즘 아니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우선, 정부는 경제 활력 보강을 위한 제1 방안으로 확장적 재정의 차질없는 집행과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집행을 지목했다. 정부가 500조 원 이상의 초슈퍼예산을 공언하며 건전재정의 관행적 준칙까지 뒤흔들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높지만, 재정 확대를 경제정책 운용의 한중심에 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일자리 대책과 관련해 정부는 ‘놀라운’ 진단과 대책을 내놨다. 일자리 상황에 대해 정부는 상용직 비중 증가 등을 내세워 “일자리 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일자리 증가세도 점차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좋은 일자리가 몰린 제조업 취업자가 14개월 연속 감소했고 ‘초단기 알바’(주당 17시간 이하 취업자)만 폭증하고 있는 현실과 완전히 상반된 진단이다. 정부는 하반기 중 공익활동 노인 일자리를 추가로 3만 개 늘리고, 내년에는 정부 지원 전체 노인 일자리를 올해보다 10만 개 늘리겠다고 밝혔다. 세금을 통한 사회 서비스 일자리 역시 올해 15만 개에서 내년에는 20만 개로 늘리겠다고 한다. 정부는 당초 15만 명으로 잡았던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을 20만 명으로 수정했는데, 결국 세금을 퍼부어 이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발표는 ‘경제의 코드화’가 위험수위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취약계층에 대한 포용성 강화”라며 미사여구를 동원했지만, ‘총선용(用) 돈 뿌리기’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국회가 경제청문회를 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