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글로벌 최전선을 가다 >“고객들 니즈 파악은 ‘인간의 영역’…로봇이 인간 대체하는 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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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벤 지멘스 수석 엔지니어

“스마트팩토리가 하나 만들어질 때마다 인간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 즉 창의적인 사고를 이용하는 일자리도 똑같이 늘 수밖에 없어요. 더 인간답고,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일자리의 기회를 창출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지난달 24일 독일 에를랑겐 지멘스 사옥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한 울리히 뢰벤(사진) 지멘스 수석 엔지니어는 지멘스가 스마트팩토리 공정을 연구하는 목적은 결국 ‘사람’일뿐,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처음에 지멘스는 기계의 부속품을 제공했습니다. 이후는 기계를 디자인하는 툴을 제공했습니다. 이제는 고객을 위해서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구했는데 공정 자체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기술로 남을 이기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는 경쟁적인 생각을 토대로 기술 그 자체를 목적으로 스마트팩토리를 연구해온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고객들이 가진 문제 해결을 위한 오직 고객의 ‘니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죠.”

지멘스가 추구하는 스마트팩토리는 ‘완전 자동화’가 아니다. 그는 “모든 것을 자동화한다고 해서 다 좋은 게 절대 아니라 어느 부분은 사람이 했을 때 더 효과적인 공정이 있고, 기계가 했을 때 최소의 비용으로 최적의 효율을 거둘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그 부분만 자동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공장의 자동화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선을 그었다.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할 수 있는 건 루틴하게 하는 작업에 불과하고 ‘어떤 제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은 인간밖에 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라고 했다.

독일이 정부 차원에서 여러 기업과 협회를 아울러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 정책인 ‘인더스트리 4.0(Industrie 4.0)’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 정부가 할 역할이 규제가 아닌 경제 주체들 간의 유기적 역할을 장려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을 전 국가적으로 끌어가기 위해서 정부의 역할은 금전적 지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가 같이 모여서 의견을 교환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 지휘’를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에를랑겐(독일) =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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