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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His Story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7일(水)
“내가 ‘손학규 끄나풀’?… 그저 밀레니얼 세대 밀어주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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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대환 전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대한민국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하다 한 손으로 햇빛을 가린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586세대가 기득권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주대환前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

2008년부터 정치 떠나있다가
세대교체 꿈 안고 돌아왔지만
계파갈등 탓에 시작부터 한계
혁신위 출범뒤 열흘 만에 사퇴

젊은 정치인들에 약간 실망도
그들을 전위대로 소모하려는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 생각

과잉 대표·정치화된 586세대
밀레니얼 세대들이 몰아내야

노동시장·공무원연금 개혁은
정권 잃더라도 반드시 추진을


“미안합니다.”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사퇴한 주대환(65) 전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은 ‘갑작스러운 사퇴에 깜짝 놀랐다’고 하자 의외로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주 전 위원장은 “혁신위가 시작되자마자 한계를 느꼈다”며 “바른미래당의 계파 갈등이 정리돼 미래를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권의 젊은이들에게 다소 실망하기도 했지만, 결국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며 “기성세대가 젊은 리더들을 전위대로 소모하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더라도 젊은 세대가 정치권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주 전 위원장은 “늙은 사람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한계를 지적하고 노동 개혁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면서 야권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야권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도 한계가 있지만, 자유한국당 역시 야권을 이끌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4일 문화일보 편집국에서 1차로 진행했고, 11일 혁신위원장 사퇴 후 전화 통화로 보완했다.

―갑작스럽게 사퇴했다. 예상했던 것과 상황이 달랐나.

“계파 갈등이 정리된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시작부터 한계를 느꼈다. 10일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내내 계속됐다. 한쪽에서는 같은 얘기만 했다. ‘손학규 퇴진’. 미래를 얘기해야 하는데 그것만 내세우니까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젊은 세대에게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정치권의 젊은이들에게 약간 실망하기도 했다.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기성세대가 젊은 리더들을 전위대로 소모하는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저는 포기했지만 바른미래당이 야권의 재편을 주도할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고 본다. 쉽지는 않다. 갈등하는 세력이 다 힘을 합쳐도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일부 세력은 호남 보수의 입장을 이해하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 호남 보수의 특수한 입장, 지역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

―혁신위원장을 수락할 때 어떤 생각과 목표를 갖고 있었나.

“사람들은 나를 ‘손학규 끄나풀’로 알고 있는데 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의 앞잡이’다. 2008년부터 10여 년 동안 정치를 떠나 있었고, 그 전에 ‘골도 한 번 못 넣어본 선수’가 코치로 돌아올 때는 스스로 핑계가 필요했다. 사회 전반까지는 모르겠고, 정치권만 놓고 보면 586(50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생)이 너무 많다. 과잉 대표되고 있다. 1987년 전후를 배경으로 과잉 정치화됐다. 여의도는 이들이 점령하고 있다. 이제는 586을 밀레니얼 세대가 밀어내야 한다. 여당에 586이 특별히 많으니 야당 쪽에서 그런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바른미래당을 어떻게 바꿔야 젊은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을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같은 분이 정치권에 화려하게 등장하게 된 건 그야말로 젊은 사람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포스트 민주화·산업화 세대의 상징 같은 사람이었다. 정작 그 사람이 정치를 벌써 6년 했는데(큰 역할을 못했다)…. 정치를 시작하자마자 정치 경험 있고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 안철수 전 대표,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같이 다른 정당 대선주자와 비교해 젊은 층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사람을 다시 젊은 사람들과 연결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내 갈등이 사라질 수 있을까. 권력과 관련된 문제인데.

“좀 더 공공연하고, 공개적으로, 정당한 노선을 놓고 경쟁하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개인을 공격하는 식으로 갈등이 벌어졌다. 노선 투쟁을 해야 한다. 국민이 보기에도 ‘당연히 저 당에서 저런 노선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그런 싸움을 하게 되면 지지율을 올리거나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이른바 생산적인 논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인터뷰를 보니 20대 총선 전에 ‘안철수 당’이 선전하겠지만 결국 제3당은 실패한다고 예측했다.

“어이구. 상당한 예언을 했네.”(웃음)

―그때와 같은 생각인가.

“프랑스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제가 얘기했듯이 소선거구제는 양당체제로 귀결된다. 한국 민주주의는 지난 70년 동안 굉장히 성공한 민주주의다. 그렇기에 현재로써는 제도를 바꿀 동력은 별로 없다.”

―현 선거제가 유지되면 제3당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있는데.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는 것이 확실해지면 (야권을) 재편해야 한다. 한국당이 갖고 있지 않은 걸 바른미래당이 갖고 있다면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바른미래당에 대선주자도 많은 편이다. 바른미래당이 야권 재편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상대가 갖지 못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당 혁신은 필요하다.”

―한국당은 그럴만한 역량이 없다고 보나.

“한국당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한국당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어쩐다 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해보겠다는데 저는 생각이 많이 다르다. 한국당은 실정을 해서 탄핵을 당한 당이다. 그리고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이상한 소리가 나와도 해결하지 못한다. (당대표로) 기껏 찾아낸 사람이 공안검사 출신이고, 군대도 다녀오지 않았다. 한계가 있는 것 같다.”

―한국당이 새로운 보수를 만들어내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

“보수가 뭔지, 진보가 뭔지 되묻고 싶다. 우리나라 진보는 반일 민족주의를 이데올로기로 해서 다양한 세력을 묶고 있다. 사고의 의식이 위정척사파와 연결된다. 문명개화파는 19세기에는 진보였으나, 현재는 오히려 보수와 연결돼 있다. 영미식 개인주의나 자유주의는 120년 전 한국 상황을 보면 진보파가 차지했던 영역이었다. 그런데 지금 진보는 북한의 전체주의를 비판하지 않고, 이른바 보수라는 사람들이 비판한다. 굉장히 혼란스럽고 뒤죽박죽이다. 재정립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평가하나.

“586이 정권을 잡았다. 정년 연장만 해도 자기들 생애주기에 맞춘 것이다. 기득권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리고 무한대로 관용하고 있는 북한 문제, 탈원전 문제 등을 보면 자신들의 판타지에 사로잡혀 있다. 젊은 사람들은 (이런) 기성세대를 정신병자로 보지 않을까 싶다.”

―반일 민족주의가 결국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돌아왔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부나 여권이 반일 민족주의가 여러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한 것으로 본다. 이런 얘기 하면 국민 정서에는 안 맞을 수 있지만, 무조건 일본이 심하게 나온다고만 볼 게 아니고 우리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 논란은 어떻게 보나.

“최저임금은 경제를 공부한 지 좀 돼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 최저임금 정책이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한테 혜택이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 기득권을 둔 상태에서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본다.”

―현 노동운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노동운동이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됐다. 출발부터 노동운동은 조합원의 아주 단기적인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 조합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권리가 개선되고 임금이 상승했다. 이들과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1987년 정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는데 지금은 격차가 2배, 3배 이렇게 벌어져 버렸다. 조합원이 아닌 노동자가 90% 가까이 된다. 노동운동이라는 게 조직된 노동자 외의 노동자들로부터는 지지를 못 받는 체제가 됐다. 내 아내도 젊은 시절 노동운동을 했다. 둘이서 가끔 ‘우리가 젊은 시절에 굳이 노동운동을 왜 했을까’ 하는 얘기를 나눈다.”

―문재인 정부의 과제를 꼽는다면.

“크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깨는 노동개혁이다. 공무원·교사, 공기업, 대기업, 금융기관들이 거의 상위 10%에 근접했다. 공무원 연금 개혁 역시 필요하다. 둘 중 하나라도 하면 좋겠다. 이걸 추진하다 보면 정권을 잃을 수도 있다. 그 기득권이 워낙 잘 조직돼 있어서 저항을 못 이길 수도 있다. 그래도 추진해야 한다.”

인터뷰 = 조성진 정치부 차장 threemen@munhwa.com
정리=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e-mail 나주예 기자 / 정치부  나주예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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