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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8일(木)
최진혁·손현주가 빚은 ‘연기보는 맛’… 겉멋 든 연출은 ‘옥에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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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보는 맛, 연기 보는 맛이 남다른 드라마가 탄생했다. 17일 처음 방송된 KBS 2TV 새 수목극 ‘저스티스’(극본 정찬미·연출 조웅)다.

배우 최진혁, 손현주, 나나가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타락한 변호사 이태경(최진혁), ‘악의 축’인 건설업자 송 회장(손현주),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검사 서연아(나나) 등이 얽히고설킨 인연 속에서 법을 이용하고, 또 정의를 실현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굵직한 서사가 돋보이는 ‘저스티스’는 1회부터 몰아쳤다. 이태경은 성폭행 혐의를 받은 국세청장의 아들을 변호하며 법을 불의(不義)를 위해 쓰고, 송 회장은 각종 사건 청탁을 받은 뒤 승소율 100%를 자랑하는 이태경에게 넘긴다. 승소의 대가는 냉장고를 가득 채운 현금이다. 그 와중에 서연아는 7년 전 묻혔던 미제 살인사건을 다시 뒤쫓고, 이태경이 변호를 맡고 있는 건달 양철기를 이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또한 당시 살인사건의 현장을 다녀간 후 교통사고로 숨진 택배기사 이태주가 이태경의 동생이라는 사실이 들춰지며 긴장감이 고조된 채 1회가 마무리된다.

특히 그동안 정의로운 검사와 형사 역을 두루 맡으며 특유의 눈웃음으로 여심을 흔들었던 최진혁의 연기 변신이 돋보인다. 의뢰인의 승소를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잡을 수 있는 변호사 이태경 역을 맡아 그는 전에 없던 ‘퇴폐미’를 한껏 발산했다. 특히 남다른 발성과 발음이 법정신(scene)의 매력을 배가시키며 ‘저스티스’의 중심을 잡았다.

오랜만에 악역을 맡은 손현주의 존재감은 여전히 묵직했다. 그는 크게 움직이기보다는 몇 수를 내다보는 대사 몇 마디로 국세청장을 무릎 꿇게 만드는 처세의 달인이다. 서민적인 이미지의 대표 격인 손현주의 서늘한 연기를 보면 저절로 엄지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특히 이태경을 선봉장 삼아 승승장구하던 그가 1회 말미 이태경과 격하게 대립할 것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미 가수가 아닌 배우로 자리매김한 나나의 연기 역시 발군이다. 너스레를 떨다가도 검사 특유의 촉을 발동하는 캐릭터는 꽤 매력적이다.

1회 만에 주요 캐릭터의 성격을 선명히 드러내고, 사건을 빠르게 전개시키는 솜씨는 좋았지만 몇몇 아쉬움이 남는 연출도 있다. 세트 제작 및 배경에 신경 쓴 미장센은 눈에 띄지만 연출의 가장 기본적인 스토리 강조에는 실패한 모양새다. ‘영화 같은 화면’이라 할 만큼 돋보이는 몇몇 장면이 있었으나, TV 드라마로 즐기기에는 지나치게 톤이 무겁거나 어두운 느낌이다. 웰메이드 스릴러 드라마의 정석이라 불리는 tvN ‘비밀의 숲’이 겉치레보다는 밝은 화면과 톤을 유지하면서도 심지 굵은 스토리를 적확하게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놨던 것을 귀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을 불러 일으켜야 하는 만큼 가장 힘을 줘야 하는 대목 임에도 불구하고, 동생의 죽음과 송 회장이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추측에 충격을 받은 이태경의 전화를 송 회장이 받지 않는 장면을 보여주며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화면 전환 정도로 생각했던 시청자 입장에서는 밋밋한 마무리에 쓴 입맛을 다셨을 법하다.

게다가 적재적소를 메워야 하는 음향 사용 역시 부족했다. 적절한 BGM은 스토리와 스토리의 간극을 메우는 주요 장치다. 하지만 ‘저스티스’ 1회는 음향을 지나치게 아꼈다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은 관록이 부족한 입봉(‘첫 연출작을 맡다’는 의미) PD가 넘어야 할 산이자, 주위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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