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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KY TRAVEL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9일(金)
‘하늘길 교란’ 중동항공사 맞설 국내 항공업 보호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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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미레이트, 에티하드, 카타르 등 중동 항공사들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 등을 무기로 전 세계 항공산업의 포식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대한항공·카타르 항공·에티하드 항공·에미레이트 항공 항공기 모습. 대한항공 제공
에미레이트·에티하드·카타르항공 시장 왜곡 심각

자국 정부 보조금 등에 업고
무차별적 노선 증대로 위협
창이공항‘허브’지위 잃기도

현재 중동항공사 주 21회 운항
대한항공 7회와 비교해 불공정

중동서 환승 유럽행 고객 유치
국내업체 유럽노선 감편 불러
인천공항 허브전략에도 악영향


최근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주요 항공사 CEO들이 미국 일간 USA 투데이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을 통해 중동 항공사들이 보조금을 통해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년 이상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는 정부 소유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 등에 520억 달러(약 58조 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함으로써 세계 항공산업을 불안정하게 했고 그 피해는 미국 항공사 직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 달 7∼8일 한국과 UAE가 아부다비에서 항공회담을 앞두고 있다. 작년 6월 양국이 호혜적인 방안을 찾지 못해 합의 없이 종료된 지 1년 정도밖에 안 되는 이 시점에서 항공회담이 재개최되는 것에 대한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UAE는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이 각각 주 7회씩 총 14회를 운항 중인 반면 한국에선 대한항공만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 항공사들이 끊임없이 한국 시장 증편을 요구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한국발 유럽행 수요를 점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세계 항공업계는 중동 항공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정부의 보조금 덕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보조금을 등에 업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중동 항공사들과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없는 환경을 감안해 정부 차원에서 증편 요구를 과감히 거절하는 등 조직적·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동 항공사 탓에 전 세계 항공시장이 흔들 = 중동 항공사들은 현재 막대한 국가 보조금을 바탕으로 국제항공노선을 확장하며 단기간에 몸집을 부풀려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현재 에미레이트항공은 2018년 기준으로 국제 여객·화물 수송 모두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3년에 설립된 UAE의 신생 항공사 에티하드항공도 국제여객 14위, 국제화물 수송 25위로 급속히 성장하는 추세다. 또 다른 중동 항공사인 카타르항공은 국제여객 4위, 국제화물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중동 항공사들의 시장 잠식에 따라 대한항공은 2009년 국제여객 13위에서 2018년 15위로, 국제화물 수송 또한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고 5위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도 국제여객 28위에서 27위로 제자리걸음을 했으며, 국제화물은 14위에서 18위로 떨어졌다. 국가 간 항공협정의 기본 원칙은 양국 간의 수요를 바탕으로 운항 횟수를 설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조금으로 무장한 중동 항공사들은 무차별적으로 항공 노선을 증편해 경쟁을 왜곡시켰다. 유럽, 호주, 미국 등 항공 선진국 항공사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자국과 중동, 아시아, 유럽 노선을 잇는 직항 노선을 대폭 줄이고 있는 것이다. 유럽 항공사들의 경우 중동 노선과 아시아 노선의 운항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루프트한자의 경우 최근 동남아시아·아프리카행 노선 20개를 단항했고, 에어프랑스의 경우 아부다비, 도하, 제다 등 중동 노선에서 모두 철수하는 한편 하노이, 프놈펜, 첸나이 등의 운항을 잇달아 중단했다.

◇이미 한국 시장도 타격… 기간산업인 항공산업 보호 필요 = 한국 시장은 어떤가.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한국 시장도 중동 항공사들에 잠식당하고 있다.

현재 에미레이트항공이 인천∼두바이 노선에 489석 규모의 초대형 A380 항공기를 주 7회 투입하고 있고, 에티하드항공도 인천∼아부다비 노선에 7월 1일부로 기존의 299석 규모의 B787 항공기 대신 494석 규모의 A380 항공기를 주 7회 투입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에서 218석의 A330 항공기를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게다가 카타르 도하 노선의 경우 카타르항공이 380석의 B777 항공기를 주 7회 단독 운항하고 있다. 호혜적으로 운영돼야 할 항공협정이 일방적으로 상대국에 유리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중동 항공사들은 직항 수요가 아닌, 자국 공항에서 환승, 유럽으로 가는 한국 승객을 유치하고 있다. 실제 에미레이트항공의 72%, 에티하드항공의 63%, 카타르항공의 94% 승객이 자국행이 아닌 환승객이다. 양국 간 수요가 14만 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대다수는 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가는 환승객인 것이다. 결국 UAE 노선을 늘려주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우리 국적 항공사들의 유럽노선 감편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허브 공항 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유럽과 오세아니아주를 잇는 허브 공항이었던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중동 항공사들의 공세에 순식간에 한산한 공항으로 밀려난 사실을 주목할 만하다. 인천공항도 허브 공항으로서 지위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동 국가의 무차별적 공급 증대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내 항공업계의 한목소리다. 특히 해당 국가와의 경제협력이나 성과를 빌미로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볼모로 삼지 않아야 하며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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