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후륜구동 기반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 엔진(위 사진)이 탑재된 기아차 스포츠세단 스팅어.
- ‘터보 엔진’의 진화
현대車, CVVD기술 첫 개발
흡기밸브 조정 연비 5% 제고
배출가스는 12% 감축 가능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 탑재
기아 스팅어 2.0 터보 모델
국내 유일의 후륜구동 기반
BMW 신형 7세대 3시리즈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적용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등이 자동차업계의 화두지만, 여전히 대부분 자동차는 내연기관을 달고 있다. 130여 년을 이어 온 내연기관이 당장 사라질 가능성은 없는 만큼, 내연기관 차의 효율을 높여 기름을 덜 태우고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도 전동화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러나 연비 효율을 높인다고 자동차의 주행 성능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배기량이 적고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엔진의 힘은 떨어지지 않는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 개발이 핵심 과제가 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젤 OM656 엔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BMW의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
◇터보차저 엔진=전통적인 ‘자연흡기 엔진’은 배기량에 따라 흡입할 수 있는 공기량이 정해져 있고, 그에 최적화된 비율로 연료가 공급된다. 즉 출력을 높이려고 더 많은 공기를 공급하려면 배기량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과급 엔진(터보 엔진)’은 별도 과급기(차저·Charger)를 통해 산소밀도가 더 높은 공기를 강제로 공급해 연소효율을 높인다. 공기밀도가 낮은 상공에서 터빈을 통해 공기를 압축해 출력을 유지하는 비행기 엔진을 응용한 것이다.
터보 엔진은 터빈을 작동하는 원리에 따라 터보차저 엔진, 슈퍼차저 엔진, 트윈차저 엔진 등으로 구분된다. 가장 많이 쓰이는 건 터보차저 엔진이다. 고온·고압 배기가스 에너지를 통해 터보차저 안 스크롤(회전 날개)을 돌리고, 이 힘으로 더 많은 공기를 흡입해 연소실로 밀어 넣는다. 다만 엔진 회전수가 낮은 단계에서는 스크롤이 돌아갈 때까지 ‘터보 랙(Lag)’으로 불리는 시차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터보차저 엔진은 다시 터보차저 개수에 따라 싱글 터보, 트윈 터보 등으로 세분된다. 또 터보차저 내 스크롤 수를 기준으로 싱글 스크롤, 트윈 스크롤 등으로 나뉜다. 트윈 터보 엔진은 터보차저 2개가 엔진 실린더를 절반씩 나눠 맡아 터보 랙을 줄인다. 트윈 스크롤 터보는 배기가스가 들어가는 터빈 입구를 두 개로 분리, 실린더의 상호 배기 간섭을 최소화해 터보 랙을 줄이는 방식이다.
현대·기아차에서는 2015년 제네시스 ‘EQ900’(G90의 구형 모델)을 출시하며 탑재한 ‘람다 3.3 터보 GDi’ 엔진이 최초의 트윈 터보 엔진이었다. 트윈 스크롤 터보 엔진은 2011년부터 스포티지R, K5 터보 등에 장착된 ‘세타Ⅱ 2.0 터보 GDi 엔진’부터 쓰였다. 특히 스팅어 2.0 터보에 적용된 가솔린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 직분사 엔진은 국내 완성차 중 유일한 후륜구동 기반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트윈 터보와 트윈 스크롤 터보 엔진을 적극 사용하는 대표적 업체는 BMW다. 보통 8기통 이상에는 트윈 터보 엔진을, 3·4·6기통에는 트윈 스크롤 터보 엔진을 쓴다. BMW는 두 가지를 합쳐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란 명칭을 쓰고 있다. 신형 7세대 3시리즈에는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BMW는 이에 더해 ‘밸브트로닉’이라는 특허 기술로 엔진 효율성을 더 높이고 있다. 밸브를 여닫을 때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밸브 개폐량을 엔진 회전수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흡기밸브 제어 기술이다.
◇고성능차용 슈퍼차저·트윈차저 엔진=슈퍼차저 엔진은 엔진 구동력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전기모터를 설치해 강제로 과급기를 작동하는 방식이다. 터보 랙이 없고, 상대적으로 구조가 간단하며 내구성도 좋다. 하지만 보통 과급기를 엔진의 회전력으로 돌리기 때문에 구동손실이 발생, 터보차저 방식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별도 전기모터로 과급기를 돌리는 방식도 있지만, 배터리 용량과 높은 가격 등 한계로 인해 슈퍼카에나 적합하다.
트윈차저 엔진은 터보차저와 슈퍼차저를 결합한 형태다. 엔진 회전수가 낮은 영역에서는 슈퍼차저, 고회전 영역에서는 터보차저를 이용한다. 터보 랙이 없고 엔진 회전수에 상관없이 고출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엔진 구조가 복잡해져서 비용이 많이 들고 유지·보수도 어려워진다.
◇고효율·친환경 스마트 스트림 엔진=현대·기아차는 지난해 2세대 K3를 출시하면서 차세대 엔진 이름을 ‘스마트 스트림’으로 통일했다. K3에 적용된 ‘스마트 스트림 G1.6’ 가솔린 엔진에는 현대·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듀얼 포트 연료분사 시스템(DPFI)’이 적용됐다. 2개의 연료 분사 인젝터를 통해 주행상황에 맞춰 연료 분사 시기와 분사 비율을 최적화, 연소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
지난달 출시된 K7 부분변경 모델 ‘K7 프리미어’에는 ‘스마트 스트림 G2.5 GDi’ 엔진이 처음 탑재됐다. 이 엔진에는 실린더마다 MPi(간접분사) 방식과 GDi(직접분사) 방식 등 두 종류 인젝터를 각각 적용해 저·중속 영역에서는 MPi 인젝터를,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와 같은 고속 영역에서는 GDi 인젝터를 사용하며 운전 조건에 따라 최적의 연료를 분사하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엔진 저부하 영역에서는 MPi 방식이, 고부하 영역에서는 GDi 방식이 더 적은 배기 입자를 배출한다는 점을 고려한 친환경 신기술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일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CVVD 기술이 처음 적용된 ‘스마트 스트림 G1.6 T-GDi’ 엔진은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인 쏘나타 터보에 탑재될 예정이다. CVVD는 엔진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밸브 듀레이션)을 조정, 엔진 성능을 4% 이상 올리면서 연비도 5% 이상 높이고, 동시에 배출가스는 오히려 12% 줄일 수 있다.
◇차세대 디젤 엔진=메르세데스-벤츠는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까지 고려해 각종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충족하며 효율성과 출력은 더욱 높아진 최신 디젤 엔진을 개발했다. 벤츠는 ‘OM654’와 ‘OM656’ 등 차세대 디젤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30억 유로(약 3조9630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더 뉴 C220d에 탑재된 직렬 4기통 디젤 OM654 엔진은 알루미늄 엔진 블록 사용과 실린더 내부 코팅 기술, 연소 용기 모양을 따서 명명된 ‘계단식 볼(Stepped-bowl) 연소 방식’ 등으로 연료 소비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4% 줄였다. 직렬 6기통 3.0ℓ OM656 엔진은 벤츠 역사상 가장 고성능 디젤 엔진이면서도 가변 밸브리프트 기술 등으로 연료 소모와 배기가스 배출 저감을 이뤄냈다. OM654 엔진에 쓰인 주요 신기술도 적용돼 있다. OM656 엔진은 더 뉴 CLS 400d 등에 탑재됐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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