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멀쩡한 내 것 뺏긴 것도 억울한데… 평가액 10분의 1은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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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본 소유자’ 배익기씨

“진상 규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소유권이 제게 있다는 것은 2014년 형사 재판에서 모두 확인됐습니다. 저에게 소유권이 있는 해례본 상주본을 왜 국가에서 강제로 가져가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유자인 배익기(56·사진) 씨는 지난 2011년 상주본을 훔친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항소심 재판부와 대법원은 공소사실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형사재판 결과를 갖고 배 씨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소유자가 국가가 아닌 본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배 씨는 형사재판 결과에 앞서 민사에서 원소유자인 조용훈(2012년 사망) 씨의 손을 들어주었던 판결과 관련 과거 상주본 재판 때 위증했다며 자신이 고소한 3명의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순서가 바뀌었어요. 민사에서는 조 씨 소유라고 했지만, 형사에서는 제 소유라고 인정하며 판결을 뒤엎은 것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재판 결과에 따라 그것(상주본)을 자기들한테 내놓으라는 것이죠. 그러나 원래 거기 있던 것도 아니니까 제가 반환할 이유가 없으려니와 저는 그것을 수호해야 하는 입장이고요.”

국가 헌납 시 배상금 1000억 원에 대해서 배 씨는 이렇게 말했다. “문화재청에서 해례본 상주본의 가치를 1조 원이라고 했습니다. 주운 돈도 5분의 1은 주니까 나한테 10분의 1은 내놔야 한다. 그런 얘기입니다. 멀쩡한 내 것의 소유권을 뺏긴 것만 해도 억울한데….”

배 씨는 2017년 4월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면서 불에 일부가 그을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이때를 끝으로 현재까지 상주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당시 국회의원 출마에 대해 “많은 사람으로부터 훈민정음 해례본과 관련한 진실이 왜곡돼 이를 바로 잡고 알리기 위해 출마한 것이었다”며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사건은 대표적인 관제 조작사건입니다. 국보로 지정받기 위해 세상에 알렸는데 국민의 문화재를 보호하고 관리, 협조해야 할 기관이 관권을 이용해서 이를 오히려 빼앗아가려는 셈이죠.”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