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마트폰 모뎀칩사업 나선다

인텔과 1조원에 인수합의
차세대 5G기술 확보 박차

미국 애플이 5세대(G) 이동통신에 대비하기 위해 인텔의 스마트폰용 모뎀칩 사업을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애플과 인텔은 전날 이 같은 거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칩 사업의 대부분을 인수하게 된다. 이번 인수로 애플은 약 2200명의 인텔 직원과 각종 특허와 장비를 품에 안게 된다. NYT는 “아이폰에 더 빠른 무선통신 기술을 탑재하려는 애플의 노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이 인수하는 인텔의 모뎀칩은 이동통신망을 통해 스마트폰이 데이터 통신을 하고 전화를 송수신하도록 해주는 부품이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애플은 이번 인수로 인텔이 축적해온 차세대 무선통신 5G 이동통신 기술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의 대형 인수·합병(M&A)은 최근 전례가 없는 이례적인 행보로, 모뎀칩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할 주력 산업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존 스루지 애플 하드웨어 기술담당 선임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우리의 미래 제품 개발을 더 빠르게 하고 애플이 더 앞서 차별화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당국 승인을 거쳐 오는 4분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이는 2014년 30억 달러에 사들인 ‘비츠 일렉트로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애플의 인수 거래가 된다. 이번에 인텔에서 모뎀칩 사업을 인수함에 따라 독자적으로 개발할 때보다 수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텔로서도 이번 거래를 통해 매년 10억 달러 가까운 적자를 낳던 사업을 처분할 수 있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인텔은 스마트폰 모뎀칩 사업에서는 손을 떼지만, PC나 IoT 기기, 자율 주행차 등 다른 응용 분야에서는 계속 5G 통신칩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