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靑, 美 중재에 ‘희망’ 걸어보지만… “최악상황도 대비”

내일 韓美日회동·日각의 촉각

日 화이트리스트 배제 강행땐
담화 통해 對日 메시지 낼 듯

청와대와 정부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는 일본의 각의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일 “마지막까지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되, 그럼에도 일본이 추가 경제 보복 조치를 그대로 취한다면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각의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을 내리면 문재인 대통령이 곧바로 대국민 담화 등 공식 입장을 내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태국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는 만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한·일, 미·일 간 물밑 대화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미국이 한·일 양국에 ‘분쟁 중지 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등 뒤늦게라도 중재에 나선 상황에 기대를 품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이 일단 ‘상황 동결’을 시작으로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결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청와대는 “기대감만 있을 뿐 아직 그렇게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르면 2일 오전 9시 일본 각의가 열려 관련 안건이 의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단 일본의 결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회동하고 정부의 단기·중장기적 대응 방안을 최종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2일 일본의 관련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처리되면 대국민 담화 등 형식을 통해 대일 메시지를 낼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씀이 아예 없을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단계적 대응을 위해 이 총리가 먼저 대국민 메시지를 내는 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총리가 주재하는 관계장관회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경제장관회의 등이 잇따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강행할 경우 즉각 범정부 차원의 총력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당정협의를 통해 관련 대책을 신속히 발표하겠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 회의 결과와 관련, “일본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나갈 경우 우리 정부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