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동 노동권익센터에서 금융·주거·복지 원스톱 서비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5일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그동안 핵심 공약사업으로 추진해 취임 1년 만에 문을 연 노동권익센터의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더불어 행복한 강동’ 실현하는 이정훈 구청장

취약계층 고용·법률·노무 지원
변호사 등 공무원 20여명 근무
타지역의 4명 비교해 전국 최대
노동권익·갈등해결 조례 마련도

고교생 교복구매비 30만원 지급
동남권 청년창업 거점공간 신설
구민안전보험 서울서 최초 도입
화재·범죄 피해 1000만원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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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행복한 강동’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이 지난해 7월 취임하며 밝힌 구정 운영 목표다. 반복된 일상에 지친 주민들이 다양한 여가를 즐기고, 이웃과 소통하며 건강하고 따뜻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취임 일성이 나온 건 이 구청장이 그동안 걸어온 길과 연관이 깊다. 그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 복역했고, 7년간 증권사 영업 부문에서 일하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어쩔 수 없이 퇴사한 동료들의 불행을 곁에서 지켜봤다. 대다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사회적 낙인 등으로 인해 제대로 직장 생활을 하지 못한 것과 비교했을 때는 특별한 경력이다. 스스로도 “정치와 실물경제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알 수 있었던 시기”라고 회고한다. “사회적 약자들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는 신념도 그런 경험 속에서 우러났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이정훈 구청장은 5일 “취임 1년이 넘은 시점에 대표적 구정 성과를 알려 달라”는 문화일보의 요청에 자신 있게 ‘노동권익센터’를 꼽았다. 지난 6월 20일 천호동에 정식 개원한 노동권익센터는 그가 최우선 달성을 목표로 삼았던 공약으로 그동안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 구청장은 “천호동은 하루 유동인구가 3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우리 구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고 보호가 필요한 이웃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취약계층 노동자가 고용·법률·노무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서비스를 접목해 금융·주거·복지 문제까지 원스톱으로 상담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다른 지자체 소속 기관보다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도 엿보였다. 대부분 직원 수 4명 안팎으로 위탁 운영되는 다수 노동권익센터와 달리 강동구 노동권익센터엔 변호사와 공인노무사, 심리치료사 등 정규직 공무원 21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곳에서 일자리와 복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인력 규모도 전국 지자체 최대 수준이라고 이 구청장은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강동구 노동권익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노동권익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고, 올해 5월엔 ‘강동구 노사민정협의회 설치 및 운영 조례’를 만들어 노사 갈등을 제도권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 뒀다.

그는 강동에서 두 아들을 키운 아버지의 마음을 행정에도 듬뿍 담았다. 취임 4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서울 자치구 최초로 ‘교복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고교생 대상 교복 무상 지원에 나선 것. 가정에 부담으로 다가오는 교복비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였다. 그 결과 올해 3월부터 강동구에 거주하는 고교 신입생 3800명은 1인당 30만 원의 교복구매비를 지원받게 됐다. 그는 2021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던 중학교 신입생 교복 구매비 지원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구 주최로 열린 ‘진로진학 박람회’에 멘토로 나서, 지역 고교생들에게 자신이 전공한 정치외교학 학습 방법과 진로 설정 방법 등을 알려주며 격의 없이 어울리기도 했다.

기초단체 차원에서 신경 쓰기 쉽지 않은 청년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 구청장은 나름의 해결 방안을 내놨다. 그는 지난해 9월 천호동에 서울 동남권 청년창업 거점 공간인 ‘강동구 청년해냄센터’를 개소했다. 현재 강동구에 거주하는 청년뿐만 아니라 서울 동남권에 분포한 청년과 중소기업인이 센터를 두루 이용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창업정보, 컨설팅, 사무공간을 함께 제공해 청년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기업 성장을 뒷받침하려는 취지”라며 “청년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창업에 관심 있는 주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5곳에 95호를 운영 중인 청년창업주택도 앞으로 매년 2곳씩 늘릴 계획을 세워놨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구민안전보험’도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강동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 조례’를 일부 개정해 서울 자치구 최초로 도입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강동 주민은 폭우, 화재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강도, 상해 등 범죄 피해를 봤을 경우 최대 1000만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그가 소개한 성과들을 종합했을 때 ‘더불어 행복한 강동’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잘 지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구청장은 “지난 1년 동안 지역 곳곳을 발로 뛰고 주민 의견에 귀 기울이며 내실 있게 구정을 운영해 왔다”며 “100점 만점 중 95점은 줄 수 있겠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2010년 서울시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하면서 사회적 약자의 삶을 어떻게 좋게 만들 것인지 고민했었는데 단체장이 되고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복지 네트워크를 직접 만들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며 “내년부터는 구 행정에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적·물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구청장은 “강동의 미래를 바꾼 구청장이 되고 싶다”며 “누구나 살고 싶어 모여드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