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美국방 “北 ‘CVID’ 전까지 유엔제재 집행”

韓·美 국방장관 회담에서 밝혀
“韓·美동맹, 동북아안보 핵심축”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9일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참여하기 전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단호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 관련 사안에서 긴밀하고 지속적인 협조와 외교가 진행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기 위해 한·미 연합군의 대비 태세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에스퍼 장관의 CVID 언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인사들이 주로 언급해온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보다 강도가 높은 것이다. 특히 에스퍼 장관은 “역내 우방국들과 함께 제재를 단호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혀, 한국 측에 철저한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하게 밝혔듯이 미국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모든 약속에 대한 진전을 이룩하기 위해 북한과 외교적으로 접촉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다면 대북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하되, 북한과의 대화·협상은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평화로운 한반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회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필요성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한국의 호위연합체 참여 의사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협조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사를 공식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우리 선박 보호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오는 13일 아덴만으로 출발하는 강감찬호 전력 증강 등을 통한 파병 가능성도 시사했다. 에스퍼 장관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및 아시아 지역에서 중거리 미사일 배치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