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읽는 책>中 SF소설 ‘고독 깊은 곳’ 섬세한 내면묘사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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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초엽

올해 들어 문학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과학소설(SF) 출간이 어느 해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과학도 출신인 김초엽 작가는 SF 하면 흔히 떠올리는 차가운 금속성 질감의 세계 대신 생경하지만 매혹적이고도 따뜻한 세계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김 작가가 지난 6월에 출간한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은 SF와 거리를 뒀던 문학계에서도 이례적으로 주목받으며 ‘한국 SF의 우아한 계보’란 호평을 끌어냈다.

김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김 작가는 중국의 SF 작가 하오징팡의 ‘고독 깊은 곳’(글항아리), 미국의 저명한 뇌신경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의 ‘화성의 인류학자’(바다출판사), 김세희 작가의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민음사) 등을 꼽았다.

‘고독 깊은 곳’은 하오징팡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발표한 중·단편을 묶은 소설집으로 미래, 우주, 외계인을 소재로 현실사회를 고찰한다. 김 작가는 “중국 SF에 관심이 생겨 출간되자마자 읽어본 작품인데, 스케일이 크면서도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 감각적인 소설”이라고 이 작품을 평가했다.

‘화성의 인류학자’는 뇌신경 손상으로 인해 기이한 내면세계와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갖게 된 일곱 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 작가는 “색스의 저서 중에서도 특히 한 명 한 명의 일상과 내면을 깊이 파고든 책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항구의 사랑’은 여학생들 사이에 팬픽 문화가 번지던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항구도시 목포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여성의 성장과 사랑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김 작가는 “최근에 가장 공감하면서 읽었던 소설로, 2000년대 초를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는 묘사와 섬세하게 표현한 여고생 사이의 미묘한 감정이 좋았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