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증권’ 스타트… 年 130억 비용절감

종이증권 45년만에 폐지
상장 3000여개 등록마쳐
위변조·음성거래 등 차단
경제효과 5년간 9000억

상장 주식·채권 등 주요 증권의 발행·유통·권리 행사가 실물 없이 이뤄지는 전자증권 제도가 16일부터 도입됐다. 이에 따라 종이로 된 실물증권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전자증권 제도 시행을 알리고 전자증권 시스템의 성공적인 착수를 기념하기 위해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콘래드 호텔에서 전자증권 제도 시행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조국 법무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병래 예탁원 사장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전자증권이란 증권을 실물로 발행하지 않고 전자 등록기관인 예탁결제원의 전자등록계좌부에 증권과 그 소유 관계사항을 등록 발행하고 전자등록계좌부상으로만 등록 증권의 양도·담보 설정·권리 행사 등 전 과정을 처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증권 실물 발행에 다른 비용, 위변조, 탈세, 음성거래 등을 없애고 자본시장의 발전과 국제 시스템 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회원국 36개국 가운데 33개국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전자증권 제도 시행 후 상장 주식·채권 등은 전자등록을 통해서만 발행·유통되고 비상장 주식·채권 등은 발행인 등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 전자증권으로 전환된다.

이날 전자증권 제도 시행에 따라 약 3000개의 발행회사 상장증권은 모두 전자증권으로 전환됐다. 약 100개 비상장주식도 제도 참가신청 발행회사에 한해 전환이 완료됐다. 이들 회사는 더는 종이 증권을 발행할 수 없으며 전자등록으로 증권을 발행해야 한다.

전자증권 전환 대상 종이 증권은 제도 시행과 동시에 효력이 상실돼 매매 또는 양도할 수 없다. 실물증권 보유 투자자들은 발행회사별 명의변경 대행회사(예탁결제원,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를 방문해 특별계좌에 보관 중인 증권을 증권회사 계좌로 대체해야 한다.

예탁원은 전자증권 도입으로 얻는 경제적 효과가 앞으로 5년간 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증권 발행회사는 발행 기간 단축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실물증권 위·변조 방지, 실시간 주주 명부 업데이트에 따른 주주권리 제고 등의 이득을 얻을 것”이라며 “증권발행절차 간소화에 따라 5년 동안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증권대행 수수료를 20% 감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수료 감면으로 자본시장은 연간 13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회경·송정은 기자 yoology@munhwa.com